경제·산업

'사즉생 각오로' 질책한 이재용, "삼성 위기론 현실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재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독한 삼성인'을 주문한 이 회장의 발언은 현재 삼성전자가 처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겪고 있는 위기와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최근 재계의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서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고 언급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임원들에게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다지도록 유도했다. 또한, 교육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나눠준 크리스털 패에는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나타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면한 위기의 핵심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요약된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사업의 부진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5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는 SK하이닉스의 23조4천억원에 비해 크게 뒤처진 성과였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투자가 부족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리며 초격차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HBM 시장을 선점하고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HBM 납품 지연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TSMC는 2023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67.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8.1%로 하락했다. 이 격차는 3분기와 비교해 더욱 벌어졌고, TSMC는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과의 협력을 통해 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삼성전자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과 반도체법 보조금 폐지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사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건설 중인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해 2030년까지 37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으나, 미 상무부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예상치 못한 경제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도 삼성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이 회장은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되었으나, 1·2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기 때문에 이 회장의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회장은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확인하는 행보를 이어갔지만, 이후로는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향후 '로우키'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대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말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시작했다. 이 경영진단은 향후 다른 사업부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삼성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은 또한 미래 로봇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로봇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삼성은 휴머노이드 및 2족 보행 로봇 '휴보' 등의 개발을 통해 미래 기술을 선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HBM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1분기 말부터 HBM3E 개선 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며, 6세대 HBM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삼성은 2024년 인사에서 반도체 전문가를 이사회에 보강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에서도 '기술통'을 전진 배치하는 등, 기술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또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부활 논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여러 사업 부문에서의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의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삼성의 전략적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위기 대응에도 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내부의 기술 투자, 경영진단 등의 대응 전략은 삼성의 경쟁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 회장의 '사즉생' 각오와 위기 대응 전략이 삼성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