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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고기부터 망 사용료까지 따져, 보고서로 한국 압박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4월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공개한 ‘무역장벽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3월 31일 발표하는 정기 보고서로, 통상적으로 해당 보고서는 각국의 무역 장벽을 평가하고,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이틀 앞두고 공개됨으로써 이전 보고서와는 차별화된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다. 보고서는 총 397쪽에 걸쳐 작성되었으며, 한국과 관련된 내용은 7쪽(248~254페이지)에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이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한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여러 비관세 장벽이 상세히 언급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의 무역에서 주요한 비관세 장벽을 12개 항목으로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해당 법안들은 한국의 법체계와 규제 시스템이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학물질등록평가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학제품안전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자원 절약 및 재활용 촉진법(재활용법), 유전자변형생물체법(유전자변형생물체법), 클라우드컴퓨팅법, 개인정보보호법, 외국법자문사법, 산업기술보호법, 방송법, 대기환경보전법 등 12개 법안이 문제로 거론되었다.

 

이 보고서의 핵심 중 하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FTA가 산업 및 소비재 관세의 약 80%를 철폐하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하며, 한미 FTA의 긍정적인 영향을 인정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되었음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은 미국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여러 장애물을 세운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수입 소고기 30개월 월령제한, 네트워크망 사용료, 수입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약값 책정 정책 등도 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언급되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의 전력 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규제도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원전 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 금지가 처음으로 보고서에 언급됐다.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수력, 화력, 태양광 발전에 대한 소유 제한만 언급됐으나, 올해는 원전까지 포함되어 외국인 투자가 제한되는 문제를 부각시켰다. 한국이 전력 산업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제한하는 규제는 다른 산업 부문에서의 외국인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디지털 무역 장벽도 중요한 논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산업기술보호법과 관련된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자동차, 로봇공학, 항공 부문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기술의 해외 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법안은 외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어렵게 만들며, 이는 한국 내 주요 산업 부문에서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와 관련된 문제도 언급했다. 해외 콘텐츠 공급자들이 한국 ISP에게 네트워크 망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다수의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됐다고 전하며, 이로 인해 미국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의 ISP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우, 미국 콘텐츠 제공업체는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또한 한국의 독과점 문제도 제기되었으며, 망사용료 부과가 반경쟁적인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과 관련된 규제 문제도 지적되었다. 한국의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에서 가격 책정 및 변제 정책의 투명성이 부족하고, 정책 변경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적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정책은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한국의 농업과 생명공학 산업에 대한 규제도 문제로 언급되었다. 새로운 바이오기술 제품에 대한 허가 과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미국 농산품의 한국 시장 수출에 도전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한국의 화학물질 관리법에 관한 규제는 미국 수출업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표명되었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상호관세 세율의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비관세 장벽에 대한 상세한 지적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때 그 세율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가 상호관세 부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발표 전 협상 여지는 없다고 밝혔지만, 발표 이후에는 각국과 협상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상호관세 발표가 무역전쟁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함을 의미할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보고서에서 언급된 무역장벽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K-콘텐츠 등에 업고 대박…외국인 지갑 여는 관광벤처들

광벤처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한 해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친 우수 관광벤처기업들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을 시상하는 것을 넘어, 관광 산업 전반의 변화를 조망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총 8개 부문에서 28개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들은 매출 성과와 고용 창출, 산업 기여도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성장관광벤처 부문의 최고 영예인 장관상은 아웃도어 플랫폼 ‘캠핏’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넥스트에디션’에게 돌아갔다. 캠핑과 글램핑, 펜션 예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결합한 ‘캠핏’은 2025년 한 해에만 서비스 거래액 13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상품으로 주목받은 ‘문카데미 주식회사’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 전통주의 재발견을 이끈 ‘백경증류소’가 각각 성장관광벤처 자격유지 부문과 초기관광벤처 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번 시상식에서는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관광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들이 특히 주목받았다.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부문 장관상을 수상한 ‘주식회사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통해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해외 매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개방형 관광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라라스테이션’ 역시 관광 플러스테크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실시간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K-콘텐츠와 연계된 관광 상품의 해외 유통 장벽을 허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글로벌 해상여객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 ‘주식회사 제이아이씨투어’가 혁신바우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한편, 올해 신설된 지역관광기업지원센터 부문은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산업의 외연을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북의 ‘주식회사 아삭’과 경남의 ‘주식회사 엑스크루’가 각각 사장상을 수상하며, 지역 고유의 매력을 기반으로 한 관광 기업들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한국관광공사 양경수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대기업과의 실증화 사업, 해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강화를 통해 관광벤처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지원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역과 기업, 글로벌 시장을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을 통해 관광벤처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