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세계 책의 날', 대한민국이 책으로 물든다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이 책의 향기로 물든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은 오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하며,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책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민들의 독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강연, 대담, 선물 증정,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행사의 시작은 나민애 서울대학교 교수의 특별 강연이다. 나 교수는 '책이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이 책이다'라는 심오한 주제를 통해 책과 인간의 불가분한 관계를 탐구하고,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와 성장의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인문학적 깊이와 통찰력을 겸비한 나 교수의 강연은 참가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민애 교수의 강연에 이어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나 교수가 함께하는 특별 대담이 진행된다. 이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책의 가치'라는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디지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책이 갖는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특히, 유 장관은 문화예술계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독서가 개인의 성장과 사회 발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책의 날'의 전통을 따라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특별한 행사도 마련된다. 유인촌 장관과 나민애 교수는 온라인을 통해 사전 신청을 받은 100명의 국민에게 직접 책과 장미를 전달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권수영 연세대학교 교수, 김민식 전 문화방송(MBC) PD, 이승윤 코미디언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참여하여 책 선물 행사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는 문체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북클럽 성향분석존'과 '북클럽 안내존'을 통해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북클럽을 추천하고, 독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한 장 그림책전'을 통해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그림책의 매력을 알리고, 독서를 통한 가족 간의 소통을 장려할 예정이다.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여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교보문고는 '올해의 키워드 북' 한정판 도서를 출간하고, 예스24는 특별 도서 기획전을 통해 독자들을 맞이한다. 알라딘은 기념 도서 구매 고객에게 특별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도서 구매 시 저작권 보호 메시지가 담긴 종이 가방을 증정하여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전국 각지의 지자체와 공공도서관에서도 작가와의 만남, 독서 체험, 문화 공연 등 다양한 독서 문화 행사를 개최하여 지역 주민들의 독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올해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국민 누구나 책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맞춤형 독서 정책을 강화하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국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계 책의 날' 기념 행사는 대한민국에 독서 바람을 일으키고, 국민들의 삶 속에 책이 더욱 깊숙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체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신이 몰랐던 '항일의 성지'…이 섬에만 365일 태극기가 휘날린다

표지석처럼, 이곳은 인구 2천 명 남짓한 작은 섬에서 무려 8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저항의 성지다. 분단 이후 '빨갱이 섬'이라는 오명 속에 신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365일 태극기가 휘날리는 민족의 화산으로 자리 잡은 소안도의 뜨거운 역사는 등대와 학교, 그리고 비석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그 저항 정신의 첫 불꽃은 1909년 외딴섬의 등대에서 타올랐다. 동학군 출신 이준하 등 6인은 일본인들이 세운 당사도 등대를 습격해 시설을 파괴하고 일본인들을 살해했다. 이는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빼앗긴 조선인의 독립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소안도 주민 2천여 명 중 800명이 일제의 감시 대상인 '불량선인'으로 낙인찍혔지만, 저항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사건은 소안도의 항일 운동에 거대한 불을 지폈다.소안도의 저항은 무력 투쟁에만 그치지 않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강탈당한 토지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13년간의 끈질긴 법정 투쟁을 벌여 마침내 승소했다. 주민들은 이를 기념해 1923년 '사립 소안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민족 교육을 통해 항일 인재를 길러내는 독립운동의 핵심 근거지였다. 교사와 학생들은 비밀결사를 조직하며 항일 운동의 최전선에 섰고, 이는 결국 일제에 의해 강제 폐교되는 비운을 맞았지만, 그 정신만큼은 꺾을 수 없었다.이 모든 투쟁의 중심에는 송내호 같은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다. 교사였던 그는 무장투쟁 단체를 조직하고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이며 시대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했다. 그의 형제 중 셋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는데, 어머니의 간절한 만류에 순사가 된 막내아들의 묘비에만 유일하게 태극기 문양이 없다는 사실은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양반 가문이 없어 신분 갈등이 적었고, 일찍부터 외부 세계에 눈떴으며, 교육열이 높았던 소안도의 독특한 환경은 이 작은 섬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강력한 저항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