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년 역사 미아리 텍사스 강제 철거 진행

 서울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 철거가 본격화되면서 성매매 여성들의 생존권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십 년간 암묵적으로 용인되어 온 성매매 집결지가 도시정비사업으로 사라지게 되자, 여성단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주요 여성단체들은 4월 2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 여성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발족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들의 자립과 생계 대책이 전무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철거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이자 공대위 공동대표로 나선 김민문정 대표는 "국가가 스스로 '성매매는 불법'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성매매 집결지를 장기간 방치해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어 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는 명백한 국가폭력으로, 국가가 불법행위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미아리 텍사스는 1960년대부터 형성된 서울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로, 한때 수백 개의 업소가 밀집해 있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사실상 묵인되어 왔으나, 최근 도시정비사업으로 인해 철거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곳은 단순한 성매매 업소가 아닌, 오랜 기간 사회적 약자로서 살아온 여성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공대위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미아리 텍사스를 포함한 신월곡 1구역은 총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철거가 진행 중이다. 성매매 업소가 밀집된 지역은 3차 철거 구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미아리 텍사스에는 약 50개 업소에서 200여 명의 여성이 여전히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공대위는 추정하고 있다.

 


이미 강제 퇴거를 당한 일부 성매매 여성들은 현재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성북구청 앞에서 천막을 설치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거주지 상실로 인한 생계 위기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전무하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 대부분은 고령이거나 사회적 기술이 부족해 일반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이들 중 상당수는 채무 문제를 안고 있어, 단순한 주거지 이전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여성단체들의 주장이다. 공대위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거 지원뿐만 아니라 의료, 법률, 직업 훈련, 심리 상담 등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청은 해당 여성들에게 전날까지 자진 철거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했으나, 이것이 지켜지지 않자 4월 28일 오후 6시를 시한으로 행정대집행을 계고한 상태다. 행정대집행이란 법률에 근거하여 의무자가 이행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청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의무를 이행하고 그 비용을 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행정의무 이행확보 방안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이주 대책은 합법적인 거주자에게만 제공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성단체들은 "국가가 오랜 기간 묵인해온 상황에서 법적 지위만을 근거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미아리 텍사스 철거 문제는 단순한 도시정비사업을 넘어, 오랜 기간 사회적 모순 속에 방치되어 온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과 생존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공대위와 성매매 여성들은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 있는 자세로 실질적인 자립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성단체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자회견과 집회를 통해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종합적인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10만 명이 열광하는 한국의 겨울왕국

어축제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축구장 수십 개를 합친 거대한 얼음벌판 위, 저마다의 자세로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장관을 이룬다.축제의 핵심은 단연 산천어 얼음낚시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뚫어 놓은 1만여 개의 구멍마다 희망을 드리운 채, 사람들은 낚싯줄 끝에 전해질 짜릿한 손맛을 기다린다. 2시간의 기다림 끝에 허탕을 치기도 하고, 연달아 월척을 낚아 올리며 환호하기도 한다.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얼음 위에서는 모두가 산천어를 기다리는 하나의 마음이 된다. 갓 잡은 산천어는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맛볼 수 있어 기다림의 고단함은 이내 즐거움으로 바뀐다.정적인 낚시가 지루하다면 역동적인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이벤트는 참여자는 물론 보는 이에게까지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얼음 위를 씽씽 달리는 전통 썰매는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안겨준다. 낚시의 손맛, 즉석구이의 입맛, 그리고 다채로운 체험의 즐거움이 축제장 곳곳에 가득하다.이 거대한 축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기술과 노력이다. 수만 명이 동시에 올라서도 안전한, 40cm 이상의 두꺼운 얼음을 얼리는 것은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다. 매일 얼음의 두께와 강도를 점검하고, 축제 기간 내내 1급수 수질을 유지하며 산천어를 방류하는 등, 방문객의 안전과 즐거움을 위한 화천군의 철저한 관리가 '얼음 나라의 기적'을 뒷받침하고 있다.축제의 즐거움은 밤에도 계속된다. 화천 읍내를 화려하게 수놓는 '선등거리'는 수만 개의 산천어 등(燈)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으로 방문객의 넋을 빼놓는다.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는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 기술자들이 빚어낸 경이로운 얼음 조각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낮에는 얼음낚시로, 밤에는 빛의 축제로, 화천의 겨울은 쉴 틈 없이 빛난다.축제장을 벗어나면 화천이 품은 대자연의 비경이 기다린다.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파로호의 고요한 물결과 거대한 산세는 축제의 소란스러움과는 다른 깊은 울림을 준다. 겨울이면 거대한 빙벽으로 변신하는 딴산유원지의 인공폭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인공과 자연, 역사와 축제가 어우러진 화천의 겨울은 그 어떤 여행보다 다채롭고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