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현대차·기아 美 판매 ‘폭발’..관세 쇼크가 바꾼 풍경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수입차 관세가 부과된 이후에도 지난달(4월) 판매 실적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양사는 미국 소비자들의 ‘사재기 수요’에 힘입어 4월 기준 역대 최대 월간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관세 부담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미리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판매 호조로 이어진 것이다.

 

현지 시간 1일, 현대차 미국 법인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대차의 4월 미국 내 판매량은 총 8만1503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만8603대)보다 19% 증가한 수치로, 현대차의 4월 판매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차종별로는 투싼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투싼은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고, 아반떼(30%), 싼타페(28%), 팰리세이드(15%), 쏘나타(12%) 등의 모델도 두 자릿수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미국 시장에서 7만480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는 나란히 7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특히 기아는 SUV와 MPV 차량군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다. 카니발은 1년 전보다 무려 79% 급증했고, 텔루라이드는 21%, 스포티지는 18% 각각 판매가 늘어났다.

 

 

 

이 같은 성과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2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소비자들의 선제 구매 움직임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관세를 오는 6월 2일까지는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관세가 가격에 반영되기 전에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결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 전 마지막 기회’라 판단하며 대거 차량을 구매한 것이다.

 

그 여파는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인 콕스오토모티브가 발표한 만하임 중고차 가격 인덱스는 이달 중순 기준 207.1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0월(209.4)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신차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딜러들의 중고차 매입 움직임이 가속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관세가 실제로 가격에 반영되는 6월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한 자동차 제조사들도 장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수의 모델이 한국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커지면 이들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한편,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4월 한 달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6% 급증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가운데 현지 생산 모델은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유일해, 대부분은 수입차로 분류돼 관세 적용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향후 관세가 가격에 반영되면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가 실질적인 수익 확대에는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판매 실적은 단기간의 수요 선점 효과에 따른 것으로, 6월 이후 관세가 본격 반영되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기 시작하면 시장 반응이 어떻게 바뀔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미국 내 생산 확대 또는 공급망 조정 등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