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금감원, '정치테마주' 비상 단속 돌입.."최대 30억 포상"

 조기 대통령 선거가 확정되면서 정치권 이슈가 증시에 강하게 반영되는 가운데, 정치테마주가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고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정치테마주 특별단속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정치테마주가 실적이나 기업가치와는 무관하게 단순한 인맥이나 소문만으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시장 교란행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1일 기존 조사국 내에 운영하던 ‘정치테마주 특별단속반’을 조사1국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해 단속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단속대상도 확대된다. 주요 정보전달 매체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종목,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 대규모 전환사채(CB) 전환이 있었던 종목, 대주주가 대량 매도에 나선 종목, 민원 및 제보가 다수 접수된 종목 등을 중심으로 정밀 점검에 들어간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해 형사처벌 또는 행정조치를 병행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내부자 제보와 일반 투자자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오는 7월 31일까지 ‘정치테마주 집중 제보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제보에 따른 포상은 최대 30억원까지 지급 가능하며, 실질적인 포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내부 기준도 유연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제보와 단속을 병행해 정치테마주에 대한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테마주는 대개 선거 국면 초반에는 특정 정치인과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인적 연결성이 있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며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책 공약과 관련된 산업이나 기업들로 관심이 확산되며, 해당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투자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은 종목 중 정치인 연관성이 높은 60개 종목을 정치테마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상당수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취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의 평균 자산총액은 중소형주 수준이었고, 절반 이상은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적자인 부실기업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나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3배로 시장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높았으며, 14개 종목은 PBR이 3배를 넘어 사실상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였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실적보다 정치적 이슈에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 변동성도 시장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작년 12월 3일부터 지난 4월 22일까지 정치테마주의 일일 등락률은 -6.5%에서 18.1%까지 폭넓게 나타났고, 일평균 등락률은 3.0%로 코스피 평균의 약 세 배에 달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탄핵 등 주요 정치 이벤트가 발생한 직후에는 주가의 급등락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과열 현상은 19대 대선 당시에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당시에도 선거 직전까지 테마주가 급등했다가 선거가 끝난 직후 급락해 투자자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이처럼 정치테마주는 예측이 어렵고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아 일반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과거 적발된 불공정거래 사례를 보면, 일부 세력은 주가가 낮고 유통 물량이 적은 종목을 미리 매집한 뒤, 특정 정치인과의 인적 또는 정책적 연결 고리를 만들어내 정치테마주로 포장하고, 이와 관련된 풍문을 텔레그램이나 유튜브, 오픈채팅방 등에서 반복적으로 유포했다. 이후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상승하면 해당 세력은 보유 물량을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식이었다.

 

금감원은 이러한 행위가 명백한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며, 앞으로는 SNS상 허위정보 유포 행위에 대해서도 형사처벌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실적이나 사업성과 등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단순히 정치인의 이름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건전한 증시 생태계를 해치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정치테마주는 언제든지 테마가 소멸될 수 있고, 별다른 이유 없이도 급등한 주가는 언제든지 급락할 수 있다”며,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거나 거래량이 과도하게 늘어난 종목은 반드시 투자 전 실질적 기업 가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테마가 끝난 뒤 주가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유사 사례를 지속 감시하고, 필요 시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 정치적 이슈에 편승한 투기성 자금 유입과 시장 교란 행위를 차단하는 것이 이번 단속의 핵심이며, 이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목표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