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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남 뒤 이별..674년 만에 왔던 금동 보살상, 대법원 결정으로 일본 품에

 674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던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대법원 최종 판결에 따라 일본으로 반환됐다. 지난 10일 부석사에서 불상을 옮겨 모시는 것을 기념하는 이운법회를 끝으로 한국을 떠난 불상은 12일 대마도 간논지(觀音寺)로 운반될 예정이다.

 

이운법회에는 불교계 인사와 많은 신도가 참석해 불상의 반환을 아쉬워하며 기도를 올렸다. 불상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일본 반환이 최종 결정된 뒤, 올해 1월 25일부터 매일 친견법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그동안 전국에서 4만여 명이 부석사를 찾아 불상을 친견하며 그림과 편지를 남기는 등 아쉬움과 함께 '꼭 다시 만나요', '우리나라로 돌아오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 기간 함께 진행된 환수 노력 청구 서명에는 1만5000여명이 참여하며 불상의 한국 봉안을 염원했다.

 

이운법회에 참석한 부석사 신도 문수심 씨는 "다시 오리라는 기대를 갖고 신도 모두가 하루하루 기도드릴 것"이라며 후대에는 반드시 부석사에 봉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약탈당한 문화재는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운법회를 마친 불상은 11일 후쿠오카를 거쳐 12일 대마도 간논지로 운반된다. 이는 2012년 10월 한국인 문화재 절도단이 대마도에서 불상을 훔쳐 국내에 들여온 지 12년 7개월 만이다. 간논지 측은 불상을 사찰이 아닌 대마도박물관에 보관할 계획이며, 간논지 주지 다나카 세스료 스님은 기회가 있을 때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14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는 1300년대 말 왜구에게 약탈당해 1526년경 간논지에 봉안된 것으로 추정한다. 불상 결연문에는 '1330년경 서주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고 기록돼 있다. 부석사는 이를 근거로 "왜구에 약탈당한 불상인 만큼 원소유자인 부석사에게 돌려달라"며 2016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대전지법은 부석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소유권이 부석사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023년 대전고법은 간논지가 1953년 법인 설립 후 20년간 해당 불상을 점유해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같은 해 10월 취득 시효 완성을 이유로 불상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최종 확정했다.

 

한편 부석사는 불상 복제품 제작을 위해 3D 스캔 협조를 요청했지만 간논지 측이 거부하며 무산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법원 판결에 따라 불상을 일본으로 반환했지만, 결코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상 복제와 교류 전시는 물론 언젠가는 제자리에 봉안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674년 만에 잠시 고국에 머물렀던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결국 법원 판결에 따라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과 환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