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부산의 봄, 연극의 향기로 물들다

 부산의 봄 끝자락이 연극의 향기로 물들 예정이다. '재생과 균형(Regeneration & Balance)'이라는 주제 아래 제22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가 오는 5월 23일부터 6월 1일까지 열흘간 부산 시민들을 찾아온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연극제조직위원회는 19일, 올해 연극제의 상세 내용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2007년 부산 연극의 세계화와 국제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설립된 부산국제연극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부산시장)가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올해는 영화의전당, 부산시민회관, 어댑터 씨어터, 동서대학교 내 소극장들, 백양문화예술회관, 밀락더마켓 등 부산 시내 8곳의 공연장과 야외 공간에서 펼쳐진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23일 오후 7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다. 이어지는 열흘간 14개국에서 엄선된 총 58개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연극제는 '한국-이탈리아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기념하여 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가 주빈국으로 참여하며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이탈리아의 뛰어난 연극 작품들이 대거 초청되어 유럽 연극의 정수를 부산에서 직접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

 

주빈국 이탈리아의 작품 중에서도 개막작과 폐막작은 단연 화제다. 개막작은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씨어터의 '트라구디아(Tragudia)-오이디푸스의 노래'로 선정되었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대표작인 '오이디푸스 왕'을 현대적인 감각과 파격적인 연출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국내 초연으로, 강렬한 에너지와 깊은 메시지로 축제의 문을 활짝 열 것으로 기대된다.

 

폐막작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연출가 다리아 데플로리안이 연출한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이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한국 작가 한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인간 내면의 고뇌와 사회적 억압을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한국 문학의 감동이 이탈리아 연출가의 시각을 통해 연극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연극의 현재를 조망하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국내 우수 작품들이 경연을 펼치는 'K-스테이지'에서는 판소리 아지트 놀애박스의 '오버더떼창 : 문전본풀이', 하땅세의 '고래바위에서 기다려', 극단 맥의 '비나리' 등 독창적인 작품들이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린다.

 

신진 공연예술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동서대학교와 협력하여 올해 신설된 '비파프 루키즈(BIPAF Rookies)' 부문에서는 윤태식 교수가 연출한 신체극 '대답 되지 않은 질문'이 공연되어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한다.

 

연극이 공연장 안에서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우수 거리 예술가들이 부산의 야외 공간을 무대 삼아 펼치는 '다이내믹 스트릿(Dynamic Street)'은 시민들에게 일상 속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시민들이 직접 연극을 만들고 공연하는 '10분 연극제'는 누구나 연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축제의 참여를 넓힌다.

 

이 밖에도 일본의 저명한 극작가 겸 연출가 타카히로 후지타의 '마스터 클래스 워크숍'을 통해 전문적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포럼'과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연극계 인사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여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연극제는 매년 수준 높은 작품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글로벌 축제"라며, "이번 연극제가 부산 연극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국제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생과 균형'이라는 주제처럼, 이번 제22회 부산국제연극제는 팬데믹 이후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다양한 가치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연극의 세계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부산의 연극 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여기 봄이요!" 천리포수목원, 꽃망울 터뜨리며 손짓

번째 절기인 입춘을 기점으로 납매와 매화를 비롯한 다채로운 봄꽃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봄의 정취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수목원 곳곳에서는 노란 꽃잎이 마치 양초로 빚은 듯한 납매가 가지마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내며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 독특한 색감과 향기는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반가운 선물과도 같다. 또한, 구불구불한 가지의 형태가 인상적인 매실나무 '토루토우스 드래곤'의 가지 끝에서도 매화 꽃봉오리가 조심스럽게 벌어지기 시작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처럼 이른 시기에 피어나는 매화는 동양화 속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한 해의 풍년을 점지한다고 전해지는 풍년화 역시 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젖히며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인 복수초와 가지가 세 갈래로 뻗어 독특한 형태를 자랑하는 삼지닥나무도 수줍게 꽃봉오리를 선보이며 봄소식을 전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수종으로 손꼽히는 목련 또한 두툼한 꽃망울을 키우며 곧 터져 나올 화려한 개화를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펼쳐질 봄꽃들의 향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천리포수목원은 서해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온난한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이러한 기후적 이점은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로 겨울꽃과 봄꽃이 한 공간에서 아름답게 공존하는 모습이다. 희귀·멸종위기식물전시원에서는 만개한 동백나무가 붉은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벌써부터 봄을 알리는 꽃들이 고개를 내밀어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자 바다와 맞닿아 있는 유일한 수목원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천리포수목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최창호 천리포수목원장은 "입춘을 맞아 꽃망울을 터뜨리는 식물들이 가득한 천리포수목원에서 누구보다 먼저 싱그러운 봄기운을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치유하고 재충전할 것을 권했다. 천리포수목원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봄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