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샌프란시스코·런던과 어깨 나란히'...세계 IT 강자로 떠오른 부산

 부산시가 세계적인 디지털 혁신 역량 평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영국 런던 소재 글로벌 컨설팅 기관 지옌사(Z/YEN社)가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SCI)' 제11회 평가에서 부산은 전 세계 76개 주요 도시 중 12위를 차지했다고 부산시가 4일 밝혔다.

 

SCI는 전 세계 도시들의 기술 및 혁신 역량을 평가하는 지표로, 135개의 관련 통계자료와 전문가 설문조사를 종합해 디지털 경쟁력을 산출한다. 2020년 7월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기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부산시는 2021년 6월 제3회 평가에서 처음으로 62위로 순위에 진입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제4회 41위, 제5회 27위, 제6회 22위, 제7회 19위, 제8회 15위, 제9회 14위, 제10회 13위를 거쳐 이번 제11회 평가에서는 12위까지 올라섰다. 이로써 부산은 다섯 회차 연속으로 세계 20위권 내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시 중에서 부산이 두 회차 연속으로 홍콩(25위)을 제치고 싱가포르(9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서울은 33위에 그쳐 부산이 국내에서도 디지털 혁신도시로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주요 도시로는 샌프란시스코(1위), 취리히(2위), 런던(3위), 제네바(7위), 싱가포르(9위), 케임브리지(10위) 등이 있다.

 


부산시는 SCI 평가의 6개 항목에서 모두 고르게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첨단기술 분야 12위, 금융지원 분야 13위, 인적자원 분야 9위, 기업환경 분야 8위, 평판·명성 분야 11위, 기반 구축 분야 6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술 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 정책 수준을 평가하는 '혁신지원' 항목에서는 전 회차보다 6계단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디지털경제실 산하에 '기업지원과'를 신설하고 '미래기술전략국'을 설치해 R&D, AI,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등 미래 신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CES 2025'에서 통합부산관을 최초로 운영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시는 디지털 기반 인프라 확충을 위해 권역별 미래 신산업 혁신클러스터 구축, 센텀2지구 도심융합특구 추진, 디지털 트윈 시범구역 조성,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조성,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 AI 실증센터 운영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또한 '부산 인공지능 전환(AX)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자체 최초로 '2025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를 유치해 오는 7월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부산시는 향후 5년간 총 1만 명의 고급 ICT 인재를 양성할 '부산디지털혁신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을 출범시켜 기술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벤처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평가 결과를 통해 부산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지능형 도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수도권 일극화를 극복하고, 남부권 혁신거점이자 글로벌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