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당신의 고양이가 말을 걸듯 운다면? 그건 DNA가 결정한 생존 전략이다

 고양이가 사람에게 가르릉거리며 애교를 부리거나 말을 걸듯 울음소리를 내는 행동이 단순한 습성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도쿄대학교 야생동물연구센터 연구팀은 인간과의 소통 능력이 특히 믹스묘(잡종묘)에게 중요한 생존 전략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인간 보호자와 함께 생활하는 믹스묘 280마리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이들이 얼마나 자주 가르랑거리는지, 또는 보호자에게 말을 걸듯 울음소리를 내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특정 염기 서열 반복 횟수가 고양이의 의사소통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에는 특정 염기 서열이 15회에서 22회까지 반복되는데, 연구팀은 이를 15-18회 반복 그룹과 19-22회 반복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염기 서열 반복 횟수가 적은(15-18회) 고양이들이 반복 횟수가 많은(19-22회) 고양이들보다 사람과의 음성 소통에 더 능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복 횟수가 적은 고양이들은 가르랑거리는 빈도가 더 높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수컷과 암컷 모두에서 동일하게 관찰됐다. 또한 반복 횟수가 적은 수컷 고양이들은 보호자를 향해 울음소리를 내는 빈도가 특히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당 염기 서열 반복이 많은 특성이 믹스묘보다 품종묘에서 더 흔하다는 과거 연구와도 일치한다. 이는 품종묘와 믹스묘의 생존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품종묘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돌봄을 받는 경우가 많아 사람과 음성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반면, 믹스묘는 길거리에서 살다가 사람에게 입양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믹스묘의 79%가 길고양이 출신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자연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길에서 태어난 고양이들 중에서 인간과 소통이 잘 되는 개체들이 집고양이로 입양되어 안정적인 의식주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생존 압박이 염기 서열 반복 횟수가 적은, 즉 사람과 음성 소통이 잘 되는 고양이들이 더 많이 생존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쿄대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사람과 고양이가 더 행복한 유대 관계를 맺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나 가르랑거림과 같은 의사소통 행동이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진화적 적응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길고양이가 인간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한 생존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 역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수원화성, 밤에만 '봉인 해제'?!

이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수원화성과 수원천, 행궁동과 연무동 일원에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경기도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국가유산청이 함께 마련한 이번 야행은 수원화성의 밤을 오롯이 느끼고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이번 야행은 '밤빛 품은 성곽도시'라는 주제 아래, 수원화성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여덟 가지 테마 '8야(夜)'로 다채롭게 구성된다. 야행의 시작을 알리는 점등식은 13일 저녁, 올해 새롭게 단장한 수원화성 용연에서 열린다. 은은한 조명이 용연의 수면 위로 쏟아지고 성곽과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야경은 야행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릴 예정이다.'8야(夜)'는 ▲야경(夜景·밤에 비춰보는 문화유산) ▲야로(夜路·밤에 걷는 거리) ▲야사(夜史·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夜畵·밤에 보는 그림) ▲야설(夜說·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시(夜市·지역 상권 연계 시장 운영) ▲야식(夜食·밤에 즐기는 음식) ▲야숙(夜宿·수원에서의 하룻밤)으로, 각 테마마다 수원화성의 밤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가득하다.'야경'은 화성행궁, 수원시립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등 주요 문화시설을 밤늦게까지 개방하여, 낮과는 다른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성곽길을 따라 걷는 '야로' 프로그램은 수원화성의 밤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환경 보호 활동과 야경 감상을 결합한 '쓰담쓰담 수원화성' 플로깅, 해설사와 함께 밤 성곽길을 걸으며 숨겨진 이야기를 듣는 '사뿐사뿐 수원화성' 등이 운영된다.'야사'는 수원화성에 깃든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이다. 행궁동 주민들이 직접 선보이는 마을 역사 연극 '수원 풍각쟁이', 유쾌한 장용영 병사들의 거리극 '출동! 장용영', 용연 일대에서 펼쳐지는 밤빛 문화관광해설사 투어 등을 통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야화'는 수원천을 따라 빛나는 '밤빛 품은 수원천', 추억을 남기는 '찰칵찰칵 찍사', 과거와 소통하는 '수원, 과거로 전화를 걸다', 용연을 수놓는 '불빛을 수놓은 용연', 시민 참여형 '수원화성 등불 잇기' 등 빛과 예술이 어우러진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야설'은 밤하늘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공연의 향연이다. 승무, 살풀이춤 등 전통 무형유산 공연부터, 방화수류정 용연 중도에서 열리는 감미로운 음악회('밤빛용연, 소리꽃이 피다'), 북동포루에서의 열정적인 야간 버스킹('밤빛이 부르는 노래'), 수원시립예술단의 특별 공연('밤빛 야행 즐겨, 봄')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가 밤을 수놓는다.'야시'는 용연의 '사통팔달 밤빛 장터', 지역 예술인들의 '예술 장돌뱅이', 지역 상인회와 함께하는 '밤빛마켓 밤빛공방' 등 활기 넘치는 시장 프로그램으로, 쇼핑과 체험을 통해 지역 상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야식'은 수원화성 야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먹거리 체험이다. 수원전통문화관에서 궁중 다과와 수라상을 맛보는 '밤빛 담은 궁중 다과', 임금의 주안상을 배우는 '성하 야식', 조선시대 디저트 체험 '달달달' 등이 운영되며, 행궁동 일대 카페와 식당들도 야간 운영에 동참한다.'야숙'은 수원사에서 진행되는 '도심 속 템플스테이'로, 다도, 명상, 발우공양 등을 체험하며 고즈넉한 수원화성의 밤을 배경으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수원시 관계자는 "올해 야행은 점등식 장소를 용연으로 옮겨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더욱 아름다운 밤을 선사할 것"이라며 "세계유산 수원화성의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문화유산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역사와 문화,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2025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수원화성의 밤을 거닐며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