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삼성·LG 독주 이대로 끝?..이젠 OLED도 中 차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라 스마트 기기들의 전력 효율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차세대 저전력 디스플레이 기술인 LTPO OLED(저온다결정산화물 유기발광다이오드)가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LTPO OLED는 기존의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OLED에 비해 소비전력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같은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LTPO OLED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LCD 시장과 유사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리포트에 따르면 LTPO OLED 시장은 2023년 317억5000만 달러(약 43조7000억 원)에서 2032년 2250억 달러(약 310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7.7%에 달하며, 그 중심에는 전력 소비 절감과 발열 최소화를 중시하는 최근의 스마트폰 트렌드가 있다. 특히 AI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폰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소비전력 관리가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LTPO OLED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LTPO OLED는 애플이 2014년 처음 개발했지만 복잡한 제조 공정과 낮은 수율, 높은 단가로 인해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렸다. 실제로 해당 기술은 2021년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 프로’ 시리즈와 ‘갤럭시 울트라’ 시리즈에 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23년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 전 모델에 LTPO OLED를 적용하면서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 또한 오는 2025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 17’ 시리즈 전 모델에 이 기술을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스마트폰용 OLED 중 LTPO OLED의 점유율이 2023년 51.5%에서 2030년에는 83.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TPO OLED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독주 체제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2023년 1분기 기준 LTPO OLED 시장의 95.7%를 점유했으나, 2024년 1분기에는 이 비율이 71.8%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인 BOE, CSOT, 비저녹스 등의 시장 점유율은 4.3%에서 27.8%로 급등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LTPO OLED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를 자국산 스마트폰에 적극 적용하기 시작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디스플레이 기술 추격 속도가 과거 LCD 시장보다도 더 빠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과 LG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퀀텀닷 기술 기반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EL-QD’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400니트 이상의 밝기를 자랑하며 현재까지 공개된 디스플레이 제품 중 가장 높은 휘도를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자사의 4세대 OLED 기술을 통해 최고 수준의 밝기를 구현하며 기술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두 기업은 또한 확장현실(XR), 가상현실(VR) 기기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OLED(올레도스) 및 롤러블 디스플레이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LTPO OLED 기술력 강화에 있어서 한국 기업들은 특허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22년까지의 누적 기준으로 LG와 삼성은 각각 649건, 376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BOE(373건), TCL(106건), 톈마(99건) 등 주요 기업들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해당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특허 수가 많다고 해서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LCD, 반도체,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이미 중국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혀온 전례를 고려하면, LTPO OLED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결국 LTPO OLED 시장은 기술력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새로운 격전지로 자리잡고 있다. 저전력 고성능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