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고수 빼주세요"는 사실 '슈퍼 미각' 유전자 보유자?

 식당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오이 빼주세요", "고수는 넣지 말아주세요"라고 요청하는 손님들. 단순한 취향의 문제로 여겨졌던 이러한 식재료에 대한 호불호가 사실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카드뉴스를 통해 미국 유타대학교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오이와 고수에 대한 사람들의 극명한 호불호는 개인의 유전자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오이의 경우,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쓴맛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에 대한 민감도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TAS2R38 유전자'다. 이 유전자는 크게 쓴맛 민감형과 둔감형으로 구분되는데, 민감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둔감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보다 오이의 쓴맛을 100배에서 심지어 1000배까지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같은 오이를 먹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상쾌한 맛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는 견디기 힘든 쓴맛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고수의 경우는 또 다른 유전자가 관여한다. 고수 특유의 향을 내는 성분은 '알데하이드'인데, 이 성분은 비누나 로션에도 포함되어 있다. 일부 사람들이 "고수에서 비누 맛이 난다"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수의 맛을 감지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OR6A2 유전자'로, 이 유전자가 변형된 사람들은 알데하이드 성분을 더 예민하게 감지한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별로 이 유전자의 분포가 다르다는 것이다. 고수를 즐겨 먹는 중동이나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OR6A2 유전자 변형 비율이 낮게 나타나는 반면, 고수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 유전자 변형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이는 식문화와 유전적 특성 간의 흥미로운 연관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식재료에 대한 개인의 호불호가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이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유전적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오이나 고수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을 단순히 '까다로운 사람'으로 치부하기보다는, 그들의 유전적 특성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