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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붕괴에 야권은 단일화 시도…다카이치, 사면초가 속 '벼랑 끝 승부수'

 일본 집권 자민당의 새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 지명을 앞두고 당내 통합과 정책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파격적인 인선 구상에 착수했다. 총재 선거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경쟁자들을 내각의 핵심 요직에 기용하는 방안을 조율하며 당의 단합을 꾀하는 모양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방위상으로, 외무상과 방위상 등 풍부한 각료 경험을 자랑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총무상에 앉히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또한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외무상을 지냈던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역시 다시 외무상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다른 후보였던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이 당 정무조사회장에 임명된 것까지 고려하면, 이는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당 전체가 하나로 뭉쳐 정권의 안정적인 출범을 뒷받침하려는 다카이치 총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선과 동시에 다카이치 총재는 자신의 핵심 경제 정책인 '적극 재정'을 관철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도 돌입했다. 그는 자민당의 세금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세제조사회의 수장을 교체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재무성 출신의 세금 전문가로서 재원 확보 없는 감세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온 미야자와 요이치 의원을 물러나게 하고, 자신의 정책 기조와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정조회장을 그 자리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재정 건전성을 우선시하는 재무성의 전통적인 노선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감세를 포함한 확장 재정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당내 권력 장악을 넘어, 일본 경제의 방향키를 자신의 구상대로 과감하게 돌리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재의 야심 찬 계획은 총리 지명이라는 첫 관문부터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26년간 이어져 온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정권이 붕괴하면서 다카이치 총재는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당장 총리 지명 선거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다급해진 자민당은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나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과의 연정 구성을 모색하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당과의 연대가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국민민주당은 자민당과 접촉하면서도 야권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는 등 양다리 전략을 취하고 있어, 다카이치 총재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을 틈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야권 후보 단일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헌민주당은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과 간사장 회의를 열고 다카이치 총재에 맞설 공동 전선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야권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자민당의 총리 후보 선출은 무산될 수 있으며, 일본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내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물밑 교섭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다카이치 총재가 당내 통합과 정책 전환이라는 청사진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정치적 좌초를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내년 한국인 여행지 1위, '도쿄·오사카' 아니었다…476% 폭증한 '이곳'의 정체는?

유지하겠다는 응답(44%)을 넘어, 올해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떠나겠다는 적극적인 여행객도 36%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예산 계획의 변화다. 무조건 저렴한 곳만 찾는 '가성비 여행'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돈을 여행에 쓸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항공권과 숙박에 더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도 31%나 되었다. 이는 여행의 '양'뿐만 아니라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이들이 선택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정답은 도쿄나 파리 같은 대도시가 아니었다. 한국인들의 시선은 이제 덜 알려졌지만 특별한 매력을 간직한 일본의 소도시로 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검색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무려 476%나 폭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오키나와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미야코지마' 역시 247% 상승하며 그 뒤를 이었다.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충칭'(245%),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148%), 이탈리아 남부의 '바리'(87%) 등 기존의 인기 여행지 공식을 벗어난 이색적인 장소들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남들이 다 가는 곳을 따라가는 여행이 아닌, 나만의 취향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맞춤형 여행'이 대세가 되었음을 의미한다.여행의 목적 또한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여행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를 넘어섰다. 새로운 트렌드의 선두에는 '마트어택'이 있다. 비싼 맛집 대신 현지 슈퍼마켓을 공략해 그 나라의 진짜 식문화를 경험하려는 흐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절반 이상이 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MZ세대 사이에서는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을 추구)'가 새로운 코드로 떠올랐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로맨틱한 인연을 기대하는 이들이 10명 중 4명에 달할 정도.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거나 현지 서점을 탐방하는 '책스케이프' 역시 큰 인기다. 이미 한국인 응답자의 63%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가 있다. 과거 여행 책자나 블로그가 하던 역할은 이제 '유튜브'가 대신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1%가 유튜브를 통해 여행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으며, 특히 Z세대에게는 유튜브(70%)와 인스타그램(56%)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결국 2026년의 여행은 정해진 코스를 따르는 단체 관광이 아닌,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색적인 숙소(아부다비)나 현지 식재료(이탈리아 바리) 등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나만의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