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들을 생각도 없었다?… 주 4.5일제 '소상공인 패싱'의 충격적인 전말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명분으로 내건 주 4.5일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정책의 최대 영향권에 놓인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이 정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들은 인건비 부담 급증을 이유로 "사실상의 사형 선고"라며 절규에 가까운 반대 입장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정책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소상공인 패싱'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7월 김영훈 장관 취임 이후, 고용부는 재계와 노동계를 아우르는 의견 수렴 절차를 수차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단체와는 단 한 차례의 공식적인 대화 자리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이러한 '패싱' 논란을 명확히 뒷받침한다. 고용부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간 주 4.5일제 등 노동 현안과 관련해 총 7차례에 걸쳐 재계의 의견을 들었다. 장관 및 차관이 직접 주재한 간담회를 포함,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8개 주요 경제 단체와 소통했다. 하지만 이 명단 어디에도 소상공인연합회와 같은 소상공인 대표 단체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지난달 공식 출범한 주 4.5일제 로드맵 마련을 위한 핵심 협의체에서도 소상공인은 철저히 배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가 정책 설계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가 이토록 필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폐지되지 않은 주휴수당과 5인 미만 사업장으로까지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근로기준법이라는 두 개의 족쇄가 채워진 상태에서 근로시간마저 단축되면, 인건비 상승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다. 이들은 국회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장을 외치며 자신들의 절박한 처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폭탄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듣는 시늉조차 하지 않는 현실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고용노동부는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소상공인계의 입장을 전달받고 있었고, 기자회견 등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직접 소통 대신 간접적인 의견 청취에 그쳤음을 시인한 셈이다. 고용부는 "추후 별도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뒤늦은 약속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의 충분한 목소리 없이 추진되는 정책의 부담은 결국 가장 취약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전가될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근로시간 개편을 원한다면, 특정 집단이 아닌 모든 경제 주체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남들 다 가는 '뻔한 여행' 질렸다면…요즘 뜨는 '숨은 보석' 여행지 3곳

진 소도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익숙한 여행지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더 이상 유명 관광지를 순례하는 '점 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의 고유한 매력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려는 여행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북적이는 대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적한 소도시에서 온전한 휴식과 새로운 영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여행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일본과 베트남의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들이 있다. 특히 일본 시즈오카현의 후지노미야는 전년 대비 예약 건수가 무려 38배나 폭증하며 새로운 스타 여행지로 떠올랐다. '일본의 하와이'라 불리는 오키나와의 나하와 베트남 북부의 산악 도시 사파 역시 각각 60% 이상 예약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히 일부 마니아층의 관심이 아닌, 대중적인 여행 트렌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강력한 신호다. 과거에는 도쿄나 오사카, 하노이 같은 대도시를 거점으로 잠시 들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이들 소도시가 이제는 그 자체로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소도시 열풍의 배경에는 대도시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이 자리한다. 후지노미야는 웅장한 후지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지역 특유의 미식과 쇼핑,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휴양과 해양 액티비티는 물론, 섬 전체를 자유롭게 누비는 드라이브 여행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올해 오키나와의 렌터카 예약은 전년 대비 250%나 급증하며 이러한 트렌드를 증명했다. 베트남 사파 역시 인도차이나 최고봉인 판시판산의 장엄한 풍경과 소수민족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하노이에서의 접근성이 개선되며 숨은 보석에서 모두의 버킷리스트로 거듭나는 중이다.결국 이는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행객들은 이제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관광객이 되기보다, 자신만의 취향과 속도에 맞춰 여행을 디자인하는 능동적인 탐험가를 자처한다. 오키나와 해변 도로를 고카트로 질주하고, 사파의 케이블카를 타고 구름 위를 산책하며, 후지산의 절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는 이색적인 활동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의 말처럼, 이제 여행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발견의 즐거움'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소도시들의 반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