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감성적 자주' vs '실용적 동맹', 주한미군 놓고 정면 충돌

 이재명 대통령의 '자주국방' 노선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현 한미 관세 협상 국면과 맞물려,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 카드로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대통령의 자주국방 의지에 힘을 실었다. 그는 미국이 대미 투자를 약속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현대차그룹 공장을 단속했다고 주장하며, 설령 주한미군이 철수하더라도 북한이 두려움에 떨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국방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기조를 강하게 옹호하는 목소리로 해석된다.

 

이러한 주장은 이 대통령이 직접 밝힌 국방 구상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은 '서울 ADEX 2025' 개막식에 참석해 2030년까지 국방 및 항공우주 R&D에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핵심 기술과 독자적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국방용 특수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강조하며 '국방 기술 주권'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신념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외국 군대에 국가방위를 맡기는 독립국가가 어디 있느냐"며 주한미군 철수를 각오한 자주국방 정책 수립을 촉구했던 발언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현재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급진적인 자주국방론에 대한 우려와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주'와 같은 감성적 접근이 아닌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안보를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협상과 같은 경제 현안과 한미동맹을 결부시키는 것은 동맹의 기초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이 먼저 한미연합 지휘체계를 거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일 경우, 미국 내에서조차 '한국은 스스로 방어가 가능하니 주한미군을 철수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비판론의 핵심이다. 한 전 대표는 주한미군 철수 시 병력 보충을 위한 '청년 복무기간 연장'과 '국방비 대폭 증액'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한미군이 단순한 병력 수를 넘어 실질적, 심리적 억제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전작권 전환과 자주국방 문제에 있어 감상적 민족주의가 아닌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연기대상부터 국제포럼까지…열흘간 진주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의 모든 것'

회관과 남강둔치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K-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현장에는 인기 드라마의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드라마스크립트 체험 포토존'부터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드라마 히스토리 전시관'까지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 화제작들을 모티프로 한 연지성 작가의 미술품 전시와 밤을 수놓은 버스킹 공연, 드라마 OST 라이브 무대는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는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어린이부터 해외 관광객까지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행사 둘째 날 열린 '16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였다.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했던 K-드라마의 주역들이 대거 참석해 진주의 밤을 화려하게 빛냈다. 공중파, 케이블, OTT를 망라한 총 92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안재욱에게 돌아갔다. 작품상은 '우리영화'가 차지했으며, 최우수연기상은 '귀궁'의 육성재와 '미지의 서울'의 박보영이 각각 남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현욱과 김지연 등도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올해 시상식에서는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가 직접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어 배우들과 팬들에게 특별한 재미와 추억을 선물했다.시상식의 화려함 이면에는 K-드라마의 깊이와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올해 '공로상'은 1964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용림에게 수여되었다. 그는 "팬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남은 여생도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뭉클한 소감을 밝혀 현장에 깊은 감동을 안겼다. 같은 날 열린 '드라마 스토리텔링(영상국제포럼)'에서는 국내외 작가, 연출가, 제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 제작 현장의 경험과 글로벌 유통 전략 등 산업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2025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은 K-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 문화교류단이 축제 현장을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진주는 K-콘텐츠 문화산업의 심장부 같은 도시"라며 "K-드라마의 세계적 성공은 아름답고 깨끗한 진주시가 지닌 문화적 토양 덕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성민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18회째를 맞은 페스티벌은 한국 드라마의 현재와 미래를 나누는 뜻깊은 장으로서 진주 대표 축제의 입지를 굳혔으며, 앞으로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