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은행에서 7천만 원 더 나온다"…2금융권으로 몰려드는 '대출 절벽' 난민들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연말 금융 시장에 대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연초 설정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섬에 따라 신규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던 실수요자들은 자금 조달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은행 창구에서 발길을 돌린 이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 2금융권은 1금융권보다 높은 금리 탓에 대출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도 측면에서도 2금융권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로 제한되지만, 2금융권은 50%까지 적용받는다. 연봉 6천만 원인 직장인이 30년 만기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보험사에서 은행보다 약 7천만 원가량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나왔다. 당장 자금 확보가 시급한 실수요자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는 대출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축소, DSR 스트레스 금리 상향 등 촘촘해진 규제망은 사실상 충분한 현금 동원 능력이 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영끌'은커녕 기본적인 주거 사다리마저 흔들리게 된 실수요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더 높은 금융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2금융권의 대출 여력도 무한하지 않다. 금융당국이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보험사 역시 공격적인 대출 영업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당국의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결국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본격화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을 더욱 춥고 혹독한 금융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 시장의 연말 한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