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최민희의 ‘분노의 질주’, 언론 탄압 넘어 국회 사유화 논란까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이 때아닌 ‘언론 탄압’ 논란으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MBC 보도 책임자를 국감장에서 퇴장시킨 사건이 발단이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비공개로 진행된 MBC 업무보고에서 자당에 비판적인 보도를 문제 삼으며 박장호 보도본부장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해당 보도는 최 위원장이 국정감사 도중 국민의힘 의원과 기자들을 퇴장시키는 등 파행을 빚은 상황을 다룬 MBC 뉴스데스크의 리포트였다. 박 본부장이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자, 최 위원장은 이를 문제 삼아 고성을 지르며 퇴장을 명령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MBC 기자회와 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상임위원장의 권한을 남용한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최민희 위원장의 이 같은 행태는 단순히 한 상임위원장의 돌발 행동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방송 관련 법규와 정책을 총괄하는 과방위원장이 공영방송의 보도 내용에 직접 개입하고, 이를 문제 삼아 책임자를 공개적으로 모욕한 것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감사라는 공적인 감시와 견제의 장이 특정 정당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문제 삼는 ‘사적 복수’의 장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MBC 내부 구성원들이 “권력기관이 언론을 위압하고 간섭하려는 시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가치이며, 어떠한 권력도 이를 자의적으로 훼손할 수 없다는 당연한 원칙을 최 위원장이 정면으로 짓밟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그는 “친국힘 편파보도가 언론자유인가”라고 반문하며,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문제 제기였음을 강변했다. 국민의힘이 MBC의 개별 보도를 비난할 때는 침묵하던 MBC가 왜 자신의 지적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냐는 것이다. 또한 “MBC 보도본부장은 여전히 특권이며 성역인가”라며, 자신의 지적을 비판에 대한 겸허한 수용이 아닌, 특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MBC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며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자신이 하면 정당한 문제 제기고, 남이 하면 부당한 압력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최 위원장의 개인적인 자질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 중 국회에서 자녀의 결혼식을 올려 피감기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사진을 공개하며,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비록 최 위원장은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돌린 사실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국정감사라는 엄중한 시기에 국회라는 공적인 공간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비판 자체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언론 탄압 논란에 이어 부적절한 처신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최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기대상부터 국제포럼까지…열흘간 진주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의 모든 것'

회관과 남강둔치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K-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현장에는 인기 드라마의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드라마스크립트 체험 포토존'부터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드라마 히스토리 전시관'까지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 화제작들을 모티프로 한 연지성 작가의 미술품 전시와 밤을 수놓은 버스킹 공연, 드라마 OST 라이브 무대는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는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어린이부터 해외 관광객까지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행사 둘째 날 열린 '16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였다.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했던 K-드라마의 주역들이 대거 참석해 진주의 밤을 화려하게 빛냈다. 공중파, 케이블, OTT를 망라한 총 92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안재욱에게 돌아갔다. 작품상은 '우리영화'가 차지했으며, 최우수연기상은 '귀궁'의 육성재와 '미지의 서울'의 박보영이 각각 남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현욱과 김지연 등도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올해 시상식에서는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가 직접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어 배우들과 팬들에게 특별한 재미와 추억을 선물했다.시상식의 화려함 이면에는 K-드라마의 깊이와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올해 '공로상'은 1964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용림에게 수여되었다. 그는 "팬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남은 여생도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뭉클한 소감을 밝혀 현장에 깊은 감동을 안겼다. 같은 날 열린 '드라마 스토리텔링(영상국제포럼)'에서는 국내외 작가, 연출가, 제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 제작 현장의 경험과 글로벌 유통 전략 등 산업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2025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은 K-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 문화교류단이 축제 현장을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진주는 K-콘텐츠 문화산업의 심장부 같은 도시"라며 "K-드라마의 세계적 성공은 아름답고 깨끗한 진주시가 지닌 문화적 토양 덕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성민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18회째를 맞은 페스티벌은 한국 드라마의 현재와 미래를 나누는 뜻깊은 장으로서 진주 대표 축제의 입지를 굳혔으며, 앞으로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