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매일 보던 종로·이태원이 이렇게 예뻤나? '여행 드로잉'으로 본 서울의 재발견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익숙한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말을 걸어온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24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세종이야기 한글갤러리에서 여행자의 시선으로 서울의 다채로운 모습과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특별한 전시, '스테들러와 함께하는 세종예술아카데미 여행드로잉展 Everybody can draw!'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창작의 주체가 되어 완성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행드로잉 전문 작가 4인과 함께,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드로잉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전 과정을 수료한 39명의 시민 작가가 탄생시킨 총 89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과 세계적인 문구 기업 스테들러코리아의 성공적인 협력을 통해 마련되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예술 도시 서울의 빛나는 가치를 재발견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두가 일상에서 예술을 쉽게 접하고 실현할 기회를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관주 스테들러코리아 대표 역시 "예술이 멀리 동떨어진 것이 아닌, 우리 삶의 매 순간 가치를 발휘하는 일부임을 느끼고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전시의 취지를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의 공통된 지향점, 즉 '예술의 일상화'라는 가치가 시민들의 열정과 만나 풍성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전시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4개의 행정구(중구, 종로구, 용산구, 동대문구)를 테마로 하여, 관람객들에게 마치 도시의 숨겨진 곳곳을 탐험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건축학도 출신인 정연석 작가의 지도를 받은 '서울 중구' 테마에서는 인사동, 종로, 을지로 등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건축물들이 펜 끝에서 되살아난다. 정승빈 작가는 '서울 용산구' 테마를 통해 해방촌과 이태원의 오랜 골목길 사이로 스며드는 붉은 노을의 찰나를 포착했으며, 지니 작가는 '서울 동대문구'에서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화폭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재재나무 작가는 '서울 종로구'를 맡아 이화동 벽화마을부터 수성동 계곡의 고즈넉함, 북촌의 한옥까지 과거와 현재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풍경을 선보인다.

 

누구나 부담 없이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는 전 기간 무료로 운영되며, 관람객들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전문 작가 4인의 대표 작품을 자신만의 색으로 채워볼 수 있는 '컬러링 체험' 코너는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도 드로잉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할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서울의 거리가 누군가의 애정 어린 시선과 손길을 거쳐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새로운 서울'을 발견하고 일상 속 예술의 가치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연기대상부터 국제포럼까지…열흘간 진주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의 모든 것'

회관과 남강둔치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K-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현장에는 인기 드라마의 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드라마스크립트 체험 포토존'부터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드라마 히스토리 전시관'까지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 화제작들을 모티프로 한 연지성 작가의 미술품 전시와 밤을 수놓은 버스킹 공연, 드라마 OST 라이브 무대는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는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어린이부터 해외 관광객까지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이번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행사 둘째 날 열린 '16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였다.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했던 K-드라마의 주역들이 대거 참석해 진주의 밤을 화려하게 빛냈다. 공중파, 케이블, OTT를 망라한 총 92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안재욱에게 돌아갔다. 작품상은 '우리영화'가 차지했으며, 최우수연기상은 '귀궁'의 육성재와 '미지의 서울'의 박보영이 각각 남녀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현욱과 김지연 등도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올해 시상식에서는 진주시 마스코트 '하모'가 직접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어 배우들과 팬들에게 특별한 재미와 추억을 선물했다.시상식의 화려함 이면에는 K-드라마의 깊이와 미래를 조망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올해 '공로상'은 1964년 데뷔 이래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김용림에게 수여되었다. 그는 "팬 여러분이 있어 지금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남은 여생도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뭉클한 소감을 밝혀 현장에 깊은 감동을 안겼다. 같은 날 열린 '드라마 스토리텔링(영상국제포럼)'에서는 국내외 작가, 연출가, 제작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 제작 현장의 경험과 글로벌 유통 전략 등 산업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며 K-콘텐츠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열띤 논의를 펼쳤다.'2025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은 K-콘텐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국제 문화교류단이 축제 현장을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진주는 K-콘텐츠 문화산업의 심장부 같은 도시"라며 "K-드라마의 세계적 성공은 아름답고 깨끗한 진주시가 지닌 문화적 토양 덕분"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성민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18회째를 맞은 페스티벌은 한국 드라마의 현재와 미래를 나누는 뜻깊은 장으로서 진주 대표 축제의 입지를 굳혔으며, 앞으로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