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아들 낳고 싶다면 시험관 시술?

 시험관 아기(체외수정)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 중 절반 이상이 아들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학계와 예비 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배아 선택' 방식에 숨겨진 성별 편향이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뉴 사이언티스트 라이브(New Scientist Live)' 학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시험관 시술의 오랜 관행에 대한 재검토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연구팀의 핵심 주장은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현미경으로 배아를 관찰하여 '건강해 보이는' 배아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남아 발생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남아 배아와 여아 배아의 초기 성장 속도 차이가 있다.

 

UCL 연구진에 따르면, 남아 배아는 여아 배아보다 초기 성장 속도가 미세하게 더 빠르다. 이러한 미세한 성장 속도 차이가 의료진의 '질 좋은 배아' 평가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남아 배아가 더 높은 확률로 선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성장 속도 차이는 염색체의 구성과 발달 과정에서 비롯된다. 남아 배아는 X와 Y 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가지는 반면, 여아 배아는 X 염색체 두 개를 갖는다. 여아 배아의 경우, 발달 초기에 유전적 안정성을 위해 두 개의 X 염색체 중 하나를 비활성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팀은 이 X 염색체 비활성화 과정이 여아 배아의 초기 성장 속도를 다소 늦추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성별이 이미 확인된 1,300개의 배아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의료진은 남아 배아의 69%를 '양호한 등급'으로 평가한 반면, 여아 배아는 57%만이 '양호한 등급'을 받았다. 이는 의료진의 육안 평가에서 남아 배아가 더 선호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배아 평가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AI 평가에서도 남아 배아가 여아 배아보다 약간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며, 인간 의료진의 평가와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배아'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 자체가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UCL의 난임 전문의 헬렌 오닐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배아의 빠른 성장을 '더 건강하다'고 판단하는 현재의 기준이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하며, "평가 체계 자체가 남아를 선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즉, 현재의 배아 평가 기준이 의도치 않게 남아 선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오닐 박사는 "남녀 간 성장 속도 차이는 매우 미세한 수준으로, 의료진이 성별을 의식적으로 골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의료진이 특정 성별을 선호하여 배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평가 기준이 결과적으로 남아 배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시험관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배아 선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성별 편향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의도치 않은 성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시험관 시술의 윤리적 측면과 더불어, 배아 평가 기준의 재검토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성별 편향이 실제 출생 성비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배아의 건강 상태를 보다 정확하고 성별 편향 없이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 개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얻고자 하는 모든 예비 부모들에게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입에는 과메기, 귀에는 EDM…'힙'하게 변신한 포항의 가을 축제

'APEC 포항해양미식축제'를 개최하고, 포항이 가진 풍부한 해양자원과 독창적인 음식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번 축제는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되며, 포항의 전통적인 맛과 최첨단 푸드테크, 그리고 화려한 야간 볼거리가 한데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APEC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맞아 포항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축제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축제의 핵심은 단연 포항의 다채로운 해양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미식 프로그램이다. 메인 공간인 '포항 SEA 푸드존'에서는 겨울철 별미인 과메기부터 시원한 물회, 쫄깃한 문어 등 포항을 대표하는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방문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바로 옆 '바다치맥 라운지'에서는 탁 트인 송도해변의 야경을 감상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K-치맥'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된다. 여기에 지역 양조장에서 생산된 개성 넘치는 수제 맥주 시음 행사까지 더해져, 낮 시간 동안 축제장을 찾은 이들에게 풍성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이번 축제는 전통적인 맛에 첨단 기술을 결합한 이색적인 볼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푸드테크 로봇 시식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핵심 콘텐츠다. 현장에 설치된 로봇이 직접 감자튀김을 조리하고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미래의 외식 산업을 미리 엿보는 듯한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해가 지면 축제의 분위기는 더욱 화려하게 달아오른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전통 낙화놀이와 현대적인 불꽃쇼가 연이어 펼쳐지고, 그 뒤를 이어 신나는 EDM 파티가 송도해변을 거대한 클럽으로 탈바꿈시키며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이끌 예정이다.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축제 기간 동안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이 진행되어 환경 보호의 의미를 되새기고, 축제장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인증하는 이벤트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이 외에도 DJ 퍼포먼스, K-POP 커버댄스 등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채로운 무대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포항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전통의 맛과 첨단 푸드테크, 그리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ESG 가치가 어우러진 '미식도시 포항'의 새로운 비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