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야심 찬 신메뉴 10종도 폐기…교촌, 소비자 철퇴에 ‘초강수’ 둘 수밖에 없던 이유

 결국 소비자가 이겼다. 교촌치킨이 품질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순살 메뉴 리뉴얼을 전격 철회하고 한 달여 만에 기존 사양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꼼수 양 줄이기’라는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9월 리뉴얼 출시했던 순살 메뉴 4종의 중량과 원육 구성을 모두 종전대로 복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리뉴얼 단행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격은 그대로인데 양이 줄고 맛도 변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논란은 교촌이 간장순살, 레드순살 등 주요 순살 메뉴의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100% 닭다리살이었던 원육을 국내산 닭다리살과 안심살 혼합으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교촌 측은 조리 과정의 일관성을 높이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리뉴얼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사실상의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기존 붓질 방식의 소스 도포를 기계가 섞는 ‘텀블링’ 방식으로 바꾼 것 역시 “예전 맛이 안 난다”는 비판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교촌은 결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귀 조치는 단순히 메뉴 구성을 되돌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교촌은 간장순살 등 3종 메뉴를 기존 700g 중량과 100% 닭다리살로 복원하고, ‘레드+허니’ 반반순살 역시 종전 600g 기준으로 되돌린다. 논란이 됐던 텀블링 방식도 포기하고 전통적인 붓질 도포 방식으로 돌아간다. 심지어 리뉴얼과 함께 야심 차게 선보였던 신규 순살 메뉴 10종은 출시 한 달여 만에 모두 단종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리뉴얼 자체가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된 일방적 결정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며, 브랜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교촌은 “소비자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번 사태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의 소통 부재가 얼마나 큰 리스크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순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며 소비자 중심 경영을 강조해 온 교촌이기에 이번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 손상은 더욱 뼈아프다. 가맹점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11월 20일부터 적용될 이번 복원 조치가 떠나간 고객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