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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는 편견은 끝"…APEC 단 10일 만에 '화사한 도시'로 이미지 대반전 성공한 경주

 2025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 대한 전 세계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한국관광공사가 방한 비중이 높은 22개국의 소셜 데이터 약 23만 건을 심층 분석한 결과, APEC 개최를 기점으로 경주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도시의 이미지 또한 한층 다채롭고 화사하게 확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경주 관련 소셜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0배 이상 급증했으며, 구글 검색량 역시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뚜렷한 상승세가 관측됐다. 이는 APEC이라는 국제적 행사가 단순한 정치 외교의 장을 넘어, 개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강력한 홍보 플랫폼으로 작용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관심도 급증의 중심에는 단연 K-팝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있었다. 전체 소셜 언급량의 76%에 달하는 압도적인 긍정 여론은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선보인 기조연설, 지드래곤의 환영 만찬 공연, 그리고 배우 겸 가수 차은우가 맡은 공식 만찬 사회 등 세계적인 K-팝 스타들의 참여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의 등장은 APEC 정상회의라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행사에 부드럽고 매력적인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경주로 집중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정상회의 이전 ‘전통’, ‘휴식’, ‘여유로움’으로 대표되던 경주의 연관어에 ‘화사함’이라는 키워드가 새롭게 추가되는 결과로 이어지며, 경주가 고풍스러운 역사 도시를 넘어 현대적인 매력이 공존하는 도시로 재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K-컬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K-뷰티와 K-푸드 분야로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특히 K-뷰티 관련 구글 트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치솟았으며, 올리브영이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표 브랜드와 연계하여 진행된 퍼스널 컬러 진단, AI 피부 진단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았다. K-푸드 분야에서는 BTS RM이 한국의 포용성을 ‘비빔밥’에 비유한 발언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참모들과 ‘치맥 회동’을 갖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관련 언급량을 견인했다. 이 밖에도 황남빵, 라면 푸드트럭, 김밥, 떡볶이 등 경주에서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분식류가 나란히 인기 키워드에 오르며 K-푸드의 저력을 과시했다.

 

단순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넘어, 정상회의 기간 중 등장한 공식 기념품과 외교 선물 역시 전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태국 소셜 데이터에서는 한국의 전통 모자인 ‘갓’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신라 시대 유물 ‘금관’ 역시 뜨거운 화제를 낳으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APEC을 통해 한껏 높아진 글로벌 관심을 실질적인 방한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K-컬처의 영향력을 관광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으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치즈버거 먹고 호텔 숙박까지…10만원대 ‘APEC 풀코스’ 여행 떴다

체가 활기로 넘치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APEC 개최 기간을 포함한 약 한 달간 경주를 찾은 외지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589만여 명에 달했으며, 특히 외국인 방문객은 35.6%나 급증하며 APEC 효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금관 특별전을 보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APEC이 경주에 남긴 유산이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관광 특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에 부응하여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의 감동과 여운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1박 2일 일정의 ‘경주 APEC 트레일’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핵심은 세계 정상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당시의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는 ‘스토리텔링 여행’이라는 점이다. 여행객들은 APEC 정상회의장이 그대로 재현된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1개국 정상들의 치열했던 논의 현장을 둘러보고, 힐튼호텔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별 주문해 화제가 되었던 ‘트럼프 치즈버거’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저녁에는 보문단지 호반광장에 새롭게 조성된 APEC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 쇼를 감상하며 정상회의의 추억을 되새긴다.여행의 즐거움은 정상들의 ‘입맛’을 따라가는 미식 체험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치즈버거 외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찬상에 이틀 연속 올라갔던 코오롱호텔의 해물파전, 존 리 홍콩 행정수반이 극찬한 중앙시장의 소머리국밥이 일정에 포함되어 여행의 풍미를 더한다. 식사 후에는 정상들의 배우자들이 방문했던 불국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해 세계적인 명소가 된 황리단길을 거닐 수 있다. 또한 APEC 만찬주로 선정된 교동법주와 시진핑 주석의 입맛을 사로잡은 황남빵을 기념품으로 구매하며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단순히 보고 즐기는 여행을 넘어, APEC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직접 밟고 그들이 먹었던 음식을 맛보는 이 독특한 여행상품은 1인 기준 1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여기에는 수도권 왕복 버스, 숙박과 3번의 식사, 관광지 입장료 및 가이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번 상품을 통해 APEC이 남긴 감동을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확장하고, 경주만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상회의의 기억을 단순한 뉴스가 아닌, 오감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경주의 새로운 시도가 관광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