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노인'이라 부르지 마라…250명 관객 울린 아마추어들의 인생 2막 무대

 노년의 삶이 더 이상 수동적인 돌봄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즐기고 창조하는 문화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음을 알리는 의미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송도아트홀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시니어문화네트웍스의 출범 기념 공연은 그 힘찬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전문 예술가가 아닌, 열정으로 똘똘 뭉친 시니어 아마추어 예술인들이었다. 인기 코미디언 표인봉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무대 위 출연진은 물론 객석을 가득 메운 250여 명의 관객까지 모두 시니어로 채워져, 그들만의 에너지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전자 바이올린의 화려한 선율부터 고전 무용의 우아한 몸짓, 댄스 스포츠의 정열적인 스텝, 색소폰 앙상블의 깊이 있는 화음까지, 각기 다른 장르의 공연이 한데 어우러지며 장르의 벽을 허문 '융합'의 가치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국 사회의 고령화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 노인 복지가 의식주 해결이라는 생존의 문제에 집중되어 왔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고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문화예술 향유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연 내내 울려 퍼졌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치고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정책 개발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더 이상 부양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가꾸고 싶다는 시니어 세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기도 했다.

 


이러한 현장의 뜨거운 요구에 지방자치단체도 즉각 화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진교훈 서울시 강서구청장은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시니어들의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하며, 복지 정책의 무게 중심을 기존의 의식주 중심에서 문화예술 분야로 확대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시니어 문화예술 활동을 개인의 취미 생활을 넘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 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공연을 총괄한 황병진 해피앤뮤직 대표 역시 "시니어 아마추어들의 공연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 무대에서 장르의 벽을 허무는 융합 공연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지속적인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결국 한국시니어문화네트웍스의 출범과 기념 공연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에 유쾌한 균열을 내는 사건이다. 이들은 더 이상 무기력하게 세월을 보내는 존재가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삶의 경험과 열정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창조자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아마추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뜨거운 열정과 수준 높은 기량은,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수 있으며 삶의 무대에서 언제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제 막 첫발을 뗀 이들의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대한민국 모든 시니어가 문화예술을 통해 '제2의 청춘'을 마음껏 구가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트럼프 치즈버거 먹고 호텔 숙박까지…10만원대 ‘APEC 풀코스’ 여행 떴다

체가 활기로 넘치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APEC 개최 기간을 포함한 약 한 달간 경주를 찾은 외지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589만여 명에 달했으며, 특히 외국인 방문객은 35.6%나 급증하며 APEC 효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금관 특별전을 보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APEC이 경주에 남긴 유산이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관광 특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에 부응하여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의 감동과 여운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1박 2일 일정의 ‘경주 APEC 트레일’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핵심은 세계 정상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당시의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는 ‘스토리텔링 여행’이라는 점이다. 여행객들은 APEC 정상회의장이 그대로 재현된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1개국 정상들의 치열했던 논의 현장을 둘러보고, 힐튼호텔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별 주문해 화제가 되었던 ‘트럼프 치즈버거’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저녁에는 보문단지 호반광장에 새롭게 조성된 APEC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 쇼를 감상하며 정상회의의 추억을 되새긴다.여행의 즐거움은 정상들의 ‘입맛’을 따라가는 미식 체험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치즈버거 외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찬상에 이틀 연속 올라갔던 코오롱호텔의 해물파전, 존 리 홍콩 행정수반이 극찬한 중앙시장의 소머리국밥이 일정에 포함되어 여행의 풍미를 더한다. 식사 후에는 정상들의 배우자들이 방문했던 불국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해 세계적인 명소가 된 황리단길을 거닐 수 있다. 또한 APEC 만찬주로 선정된 교동법주와 시진핑 주석의 입맛을 사로잡은 황남빵을 기념품으로 구매하며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단순히 보고 즐기는 여행을 넘어, APEC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직접 밟고 그들이 먹었던 음식을 맛보는 이 독특한 여행상품은 1인 기준 1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여기에는 수도권 왕복 버스, 숙박과 3번의 식사, 관광지 입장료 및 가이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번 상품을 통해 APEC이 남긴 감동을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확장하고, 경주만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상회의의 기억을 단순한 뉴스가 아닌, 오감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경주의 새로운 시도가 관광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