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평균 경력 50년, 전설 4명이 한 무대에…'왕의 귀환'이라 불리는 이유

 한국 창작 무용의 역사를 써 내려온 네 명의 거장이 한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은 오는 12월, 단체의 역대 단장을 역임한 조흥동, 배정혜, 김현자, 국수호 안무가의 대표작들을 한데 모은 '거장의 숨결'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두 개의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더블 빌' 형식으로 구성되어, 한국 무용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거장들의 깊이 있는 춤 세계와 장인의 숨결이 깃든 한국무용의 정수를 밀도 높게 선보일 예정이다. 수십 년간 한국춤의 외연을 확장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네 명의 안무가가 한자리에서 각자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것은 전례 없는 일로,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무용계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첫 무대는 한국 창작 무용의 세계화를 이끈 두 거장, 배정혜와 국수호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배정혜의 'Soul, 해바라기'는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중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하며 10년간 단체의 간판으로 활약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한국 전통 춤사위에 독일 재즈 앙상블 '살타첼로'의 즉흥적인 음악을 접목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초연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진도아리랑'과 '새타령' 등 우리 민요를 재즈로 재해석한 음악과 어우러진 춤은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유럽 투어 전석 매진 신화를 쓰기도 했다. 이어지는 국수호의 '티벳의 하늘'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절,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춤이 줄 수 있는 영혼의 양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죽음과 환생을 다루는 동양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는 철학적 사유를 시적인 안무와 강렬한 군무로 풀어내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둘째 날 공연에서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미학적 대비가 돋보이는 김현자와 조흥동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김현자의 '매화를 바라보다'는 '전통의 씨실과 현대의 날실로 교직한 비단'이라는 안무가의 말처럼, 전통의 품격을 현대적 감각으로 섬세하게 빚어낸 작품이다. 무대 위 장치를 최소화하고 오직 무용수의 느릿한 호흡과 섬세한 손끝 움직임만으로 달빛 아래 피어난 매화의 심상을 그려내며 한 폭의 살아있는 수묵화를 감상하는 듯한 감동을 안긴다. 반면, 이번에 초연되는 조흥동의 신작 '바람의 시간'은 '군자의 길'을 걷는 삶의 자세를 한국 남성춤으로 형상화하며 힘과 절제의 미학을 보여준다. 특히 안무가는 춤과 재주에 능한 '한량'을 모든 것을 갖춘 '상남자'로 재해석하며, 절제된 동작과 깊은 호흡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남성춤의 새로운 경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거장의 숨결'은 단순히 과거의 명작을 재연하는 것을 넘어, 한국 창작 무용이 걸어온 길을 되짚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무대다. 네 명의 거장이 평생을 바쳐 쌓아 올린 춤의 철학과 미학이 국립무용단 단원들의 몸짓을 통해 현재의 언어로 되살아나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관객에게 더없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국립무용단은 공연에 앞서 거장들이 직접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픈 리허설도 마련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수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인 전설들의 춤사위는 올겨울,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깊은 감동과 예술적 영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치즈버거 먹고 호텔 숙박까지…10만원대 ‘APEC 풀코스’ 여행 떴다

체가 활기로 넘치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APEC 개최 기간을 포함한 약 한 달간 경주를 찾은 외지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589만여 명에 달했으며, 특히 외국인 방문객은 35.6%나 급증하며 APEC 효과를 톡톡히 증명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는 금관 특별전을 보기 위한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APEC이 경주에 남긴 유산이 단순한 국제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관광 특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에 부응하여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의 감동과 여운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1박 2일 일정의 ‘경주 APEC 트레일’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의 핵심은 세계 정상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당시의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는 ‘스토리텔링 여행’이라는 점이다. 여행객들은 APEC 정상회의장이 그대로 재현된 경주엑스포공원에서 21개국 정상들의 치열했던 논의 현장을 둘러보고, 힐튼호텔로 이동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별 주문해 화제가 되었던 ‘트럼프 치즈버거’를 맛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저녁에는 보문단지 호반광장에 새롭게 조성된 APEC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 쇼를 감상하며 정상회의의 추억을 되새긴다.여행의 즐거움은 정상들의 ‘입맛’을 따라가는 미식 체험으로 이어진다. 트럼프 치즈버거 외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찬상에 이틀 연속 올라갔던 코오롱호텔의 해물파전, 존 리 홍콩 행정수반이 극찬한 중앙시장의 소머리국밥이 일정에 포함되어 여행의 풍미를 더한다. 식사 후에는 정상들의 배우자들이 방문했던 불국사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해 세계적인 명소가 된 황리단길을 거닐 수 있다. 또한 APEC 만찬주로 선정된 교동법주와 시진핑 주석의 입맛을 사로잡은 황남빵을 기념품으로 구매하며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단순히 보고 즐기는 여행을 넘어, APEC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직접 밟고 그들이 먹었던 음식을 맛보는 이 독특한 여행상품은 1인 기준 1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여기에는 수도권 왕복 버스, 숙박과 3번의 식사, 관광지 입장료 및 가이드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번 상품을 통해 APEC이 남긴 감동을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으로 확장하고, 경주만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상회의의 기억을 단순한 뉴스가 아닌, 오감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경주의 새로운 시도가 관광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