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피카소’ 보러 KTX 안 타도 된다…우리 동네로 찾아온 명화, 대체 무슨 일?

 서울 중심의 문화 예술 향유 구조를 타파하고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이 바로 그것으로, 서울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기획되어 시장의 인정을 받은 우수 전시 콘텐츠를 전국 각지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남 거제도의 복합문화공간 ‘아그네스파크’에서는 서울 토탈미술관이 기획한 ‘더 쇼 머스트 고 온’ 전시가 열리고, 한강 너머 북한 땅이 보이는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서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주제로 한 ‘자연의 영토 함께’ 전시가 관람객을 맞이하는 등, 이제는 먼 길을 나서지 않아도 지역의 일상 공간에서 수준 높은 예술을 만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수도권에 극심하게 편중된 미술계의 불균형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3년 미술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미술관 278곳 중 서울의 비중은 16.5%(46곳)에 불과하지만, 연간 미술관별 평균 관람객 수는 서울이 12만 2,133명으로 서울 외 지방(4만 3,715명)의 세 배에 육박했다. 화랑은 전국 895개 중 절반이 훌쩍 넘는 513개(57.3%)가, 경매회사는 12곳 중 10곳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으며, 2023년에 열린 아트페어 82개 중 35개(42.7%)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등 인프라와 콘텐츠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곧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원천적으로 제약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유관 기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4년 30억 원의 예산으로 19개 전시를 지원하며 시작된 이 사업은 올해 46억 원(56곳)을 거쳐 내년에는 76억 원으로 예산이 증액될 예정으로, 불과 2년 만에 예산 규모가 2.5배 이상 성장했다. 사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주요 미술관의 소장품을 순회 전시하는 ‘미술관 콘텐츠 활용’, 인구감소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지역 특화전시’, 그리고 우수 콘텐츠와 지역 공간을 연결하는 ‘매칭 지원’을 통해 전국 곳곳의 미술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실제로 ‘피카소와 동시대 화가’ 전시는 충남 서천에서, 사비나미술관의 ‘조던매터’ 사진전은 부산에서 열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은 단순히 서울의 전시를 지방으로 옮겨 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에게는 새로운 활동 무대를, 지역 전시 공간에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 기회를, 그리고 지역민에게는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장을 제공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전북 군산의 한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지역 전시 공간과 협력하고 다른 작가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겨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서울의 우수한 전시 콘텐츠가 지역으로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는 지역의 사립미술관, 화랑, 기획사들이 자체적인 기획 및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이 텅 비자 한국으로 '우르르'…中 관광객, 'NO 재팬' 반사 이익 제대로 터졌다

다.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중국 내에서 일본을 여행 목적지로 고려하던 잠재적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 실제 예약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는 일본 관광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들어낸 관광 시장의 공백 속에서, 한국이 예상치 못한 반사 이익을 얻으며 새로운 인기 목적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중국 현지 언론 펑파이신문이 여행 플랫폼 'DAST'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일본행 항공기의 좌석 점유율은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12.3%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실제 탑승객 수 역시 10.8%포인트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수요 감소가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 예약된 항공권의 취소율이 13.4%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계획된 여행마저 대거 취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단순한 불매 운동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얼어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일본 관광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일본을 향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대체 여행지로 향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수혜지가 바로 한국이다. 중국의 또 다른 대형 여행 플랫폼 '취날'의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난 주말인 15일과 16일,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한국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결제된 항공권 역시 한국행이었다. 검색량 순위에서도 서울이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일본을 완전히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의 뒤를 이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연 한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이러한 급격한 관광 지형의 변화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정치적 발언이 그 시발점이 되었다. 그가 대만 해협의 유사 상황 발생 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 정부는 이를 심각한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후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영화의 상영을 연기하거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외교,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이 민간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동아시아 관광 시장의 판도가 단기간에 재편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