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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 시대 생존법…대한항공, 삼성 업고 미국서 항공유 직접 만든다

 대한항공과 삼성E&A가 미래 항공 연료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2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과 남궁 홍 삼성E&A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본격적인 협력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두 기업의 만남을 넘어, 항공 운송의 최종 수요자와 에너지 플랜트 건설의 핵심 기술자가 만나 SAF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안정적인 구매 및 공급망을 확보하며, 관련 신기술 투자에도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첫 번째 협력 무대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SAF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SAF 시장의 중심으로 평가받는다. 삼성E&A는 자사의 핵심 역량인 설계·조달·시공(EPC) 전문성을 활용해 미국 현지에서 추진되는 차세대 SAF 생산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폐식용유와 같은 제한된 원료에 의존했던 1세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폐목재 등 비식용 폐기물까지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화-피셔-트롭시(FT)’ 기반의 2세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러한 삼성E&A의 생산 프로젝트에 대한항공은 핵심적인 ‘오프테이커(Offtaker)’로 참여해 사업의 안정성을 더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프테이커는 신규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장기간 고정적으로 구매하는 계약을 통해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필수적인 존재다. 이미 델타, 에어프랑스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이 방식을 통해 SAF 확보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참여는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대폭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즉, 삼성E&A는 안정적인 구매처를 확보해 플랜트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대한항공은 미래의 핵심 에너지원인 SAF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윈-윈’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

 

이번 협력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갈수록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공동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6대 전략 산업 중 하나인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담겨있다. 삼성E&A는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에너지 전환 분야의 신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대한항공은 지속가능한 비행과 ESG 경영을 실천하며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일본이 텅 비자 한국으로 '우르르'…中 관광객, 'NO 재팬' 반사 이익 제대로 터졌다

다.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중국 내에서 일본을 여행 목적지로 고려하던 잠재적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 실제 예약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는 일본 관광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들어낸 관광 시장의 공백 속에서, 한국이 예상치 못한 반사 이익을 얻으며 새로운 인기 목적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중국 현지 언론 펑파이신문이 여행 플랫폼 'DAST'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일본행 항공기의 좌석 점유율은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12.3%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실제 탑승객 수 역시 10.8%포인트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수요 감소가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 예약된 항공권의 취소율이 13.4%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계획된 여행마저 대거 취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단순한 불매 운동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얼어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일본 관광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일본을 향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대체 여행지로 향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수혜지가 바로 한국이다. 중국의 또 다른 대형 여행 플랫폼 '취날'의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난 주말인 15일과 16일,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한국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결제된 항공권 역시 한국행이었다. 검색량 순위에서도 서울이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일본을 완전히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의 뒤를 이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연 한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이러한 급격한 관광 지형의 변화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정치적 발언이 그 시발점이 되었다. 그가 대만 해협의 유사 상황 발생 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 정부는 이를 심각한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후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영화의 상영을 연기하거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외교,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이 민간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동아시아 관광 시장의 판도가 단기간에 재편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