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큐브

일본이 텅 비자 한국으로 '우르르'…中 관광객, 'NO 재팬' 반사 이익 제대로 터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이 촉발한 중일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민간 교류 분야로까지 확산되며 관광 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중국 내에서 일본을 여행 목적지로 고려하던 잠재적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위축을 넘어 실제 예약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는 일본 관광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들어낸 관광 시장의 공백 속에서, 한국이 예상치 못한 반사 이익을 얻으며 새로운 인기 목적지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중국 현지 언론 펑파이신문이 여행 플랫폼 'DAST'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구체적인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일본행 항공기의 좌석 점유율은 불과 일주일 전과 비교해 12.3%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실제 탑승객 수 역시 10.8%포인트 감소하는 등 실질적인 수요 감소가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 예약된 항공권의 취소율이 13.4%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계획된 여행마저 대거 취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단순한 불매 운동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얼어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일본 관광업계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일본을 향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대체 여행지로 향하고 있으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수혜지가 바로 한국이다. 중국의 또 다른 대형 여행 플랫폼 '취날'의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난 주말인 15일과 16일, 중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한국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결제된 항공권 역시 한국행이었다. 검색량 순위에서도 서울이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에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일본을 완전히 밀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의 뒤를 이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연 한국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급격한 관광 지형의 변화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정치적 발언이 그 시발점이 되었다. 그가 대만 해협의 유사 상황 발생 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 정부는 이를 심각한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후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영화의 상영을 연기하거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외교, 문화, 경제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이 민간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동아시아 관광 시장의 판도가 단기간에 재편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터졌다…엔저 업고 일본 달려간 한국인들, 3분기 카드값 '역대 최고'

, 체크, 직불카드를 통해 해외에서 결제된 금액은 총 59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7.3% 증가한 수치일 뿐만 아니라,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의 57억 1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해당하며, 팬데믹 이후의 회복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이러한 폭발적인 소비 증가는 명백하게 해외여행의 회복세에서 비롯됐다. 법무부 출입국통계에 따르면, 3분기 동안 해외로 떠난 내국인 출국자는 709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4.8% 증가하며 카드 사용액 증가율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엔데믹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내내 고공행진하던 원·엔 환율이 3분기 들어 다소 안정세를 찾은 것 역시 일본 여행 소비를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흥미로운 점은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이 급증하는 동안, 해외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접구매, 즉 '직구'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3분기 해외 온라인 직구 결제액은 15억 3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2% 줄어들어, 이번 역대급 해외 소비 기록이 순전히 여행 수요의 폭발에 힘입은 결과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한국인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대신, 그 돈으로 직접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소비하는 패턴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여름 성수기 효과가 9월까지 이어지고,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일본, 동남아 노선 공급을 대폭 늘리며 여행의 문턱을 낮춘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이미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사용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선 만큼,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 경신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주요 여행사들은 이미 4분기 예약률이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 역시 "여행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연말 성수기라는 가장 큰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해외를 향한 한국인들의 소비 행렬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록을 계속해서 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