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해외 콩쿠르 심사위원, 서울 총출동”…K클래식 ‘월드클래스’ 되는 비법 직접 푼다

 K-클래식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전례 없는 ‘글로벌 커리어 개발 플랫폼’이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국제콩쿠르세계연맹(WFIMC)과 손잡고 오는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비욘드 더 스테이지 2025: 차세대 아티스트를 위한 국제 커리어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해외 진출을 꿈꾸는 모든 클래식 연주자와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자리로, 음악대학(원)생부터 예술중·고 학생, 신진 및 전문 연주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참여가 가능하다. 아르코는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K-클래스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실질적인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번 포럼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다는 점이다. 루체른 페스티벌의 전 대표 미하엘 헤플리거, 클라이번 콩쿠르 CEO 자크 마르키스, 제네바 콩쿠르 사무총장 디디에 슈노르크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전문가 16명이 패널로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빈 콘체르트하우스와 같은 세계적인 공연장 관계자,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커리어를 책임지는 국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대표까지 한자리에 모인다. 이처럼 세계 음악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이 오직 한국의 차세대 아티스트들을 위해 서울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K-클래식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동시에 국내 연주자들에게는 두 번 다시없을 기회가 될 전망이다.

 


참가자들은 막연했던 해외 진출의 꿈을 구체적인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받게 된다. 포럼은 △해외 유수 페스티벌 및 오케스트라 진출 전략 △복잡한 국제 매니지먼트 계약 구조의 이해 △디지털 시대의 아티스트 브랜딩 및 콘텐츠 전략 △레코딩 및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활용법 등 연주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들로 채워진다. 특히 이번 포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그룹 ‘라운드테이블’은 참가자들이 해외 주요 콩쿠르, 공연장, 페스티벌 관계자들과 직접 마주 앉아 심층적인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국제 무대의 평가 기준과 문화, 소통 방식 등을 몸소 체득하고,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은 물론, 향후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귀중한 초기 네트워크를 구축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다.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재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한국 연주자들의 쇼케이스도 마련된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1위에 빛나는 아레테 콰르텟을 비롯해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3위 김현서, 다수의 국제 콩쿠르를 휩쓴 비올리스트 한재윤 등이 연주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며 생생한 경험담을 나눌 예정이다. 쇼팽, 퀸 엘리자베스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 130여 개를 회원으로 둔 WFIMC와의 이번 협력은 한국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교류 체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K-클래식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음악가들이 글로벌 예술 생태계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번 포럼의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도시 ‘필라델피아’ 이름, 사실 튀르키예의 이 포도밭에서 시작됐다

를 확립한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과거 미국에서 사목할 당시 가톨릭교회가 원주민에게 저지른 죄악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던 교황이 ‘종교 간 대화’를 주제로 어떤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순방은 기독교 역사의 뿌리가 서린 튀르키예와 역대 교황들이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한국의 성지들을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튀르키예는 이슬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초기 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땅이다. 그 중심에는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시절 1100년간 기독교 세계의 심장이었던 이스탄불의 성소피아 성당이 있다. 비록 지금은 모스크로 사용되지만, 천장의 성모 마리아 모자이크와 복원 중인 예수의 벽화는 종교를 넘어선 공존의 역사를 보여준다. 또한, 이스탄불을 벗어나면 사도 요한이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와 여생을 보냈다고 전해지는 에페수스가 순례자들을 맞이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곳에는 성모 마리아가 살았던 집터와 그의 무덤 위에 세워진 교회가 남아있어 성경 속 이야기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한다.튀르키예 서부 지역은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소아시아 7대 교회’의 흔적을 따라가는 성지 순례의 핵심 코스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쌍벽을 이뤘던 도서관이 있던 페르가몬(베르가마), 염색업으로 부유했던 산업 도시 두아디라(아키사르), 체육관 유적이 인상적인 사르디스, 그리고 포도 재배지로 유명해 훗날 미국 도시 필라델피아의 어원이 된 빌라델비아까지, 각 지역은 저마다의 특색을 간직한 채 수천 년의 시간을 증언하고 있다. 특히 파묵칼레의 석회붕과 온천으로 유명한 히에라폴리스 인근에 자리한 라오디게아 교회는 아름다운 자연과 성지가 어우러진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하며,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숨어 지냈던 아야지니 석굴 성당 등은 험난했던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역대 교황들의 방문으로 한국 역시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의미 깊은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여의도에서 103위 시성식을 주재하며 한국 천주교회의 위상을 높였다. 2014년에는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이 광화문 시복식과 함께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당진 솔뫼성지를 찾았다. ‘한국의 베들레헴’이라 불리는 솔뫼성지는 4대에 걸친 순교자의 흔적이 서려 있으며,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십자가의 길’은 순례자들에게 깊은 묵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수많은 순교자들의 행적을 기록으로 남긴 다블뤼 주교의 거처였던 신리성지는 드넓은 들판에 우뚝 솟아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며 한국 천주교의 살아있는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