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답 2개? 정답 없음?…'누더기'된 불수능 국어, 평가원 25일 발표에 모든 게 걸렸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이 역대급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문제 자체의 오류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잇따르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17번 문항에 대해 "정답이 없다"는 현직 철학과 교수의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이번에는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라는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왔다. 특히 해당 분야를 직접 연구하는 대학교수들이 연이어 전문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단순한 난이도 조절 실패를 넘어 수능 시험의 공신력과 신뢰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번에 새롭게 논란의 중심에 선 3번 문항은 독해 능력을 다루는 '단순 관점(Simple View of Reading)' 이론에 관한 문제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해당 지문이 이론의 창시자인 필립 고프 교수의 핵심 주장을 근본적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론의 핵심인 '언어 이해'는 글이 아닌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듣기 능력'을 통해 이뤄지는 것인데, 수능 지문은 마치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는 것처럼 서술하여 이론의 전제부터 틀렸다는 것이다. 이 잘못된 전제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 경우,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4번 선택지뿐만 아니라 3번 선택지('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다') 역시 이론상 명백히 틀린 내용이 되어 복수 정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를 두고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을 엉뚱하게 설명해놓고 틀린 것을 고르라는 격"이라고 꼬집으며, 배경지식의 유무가 정답을 가르는 문제의 본질을 지적했다.

 


앞서 불거진 17번 문항의 오류 논란 역시 만만치 않다. 이충형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독일 철학자 칸트의 '인격 동일성' 개념을 다룬 이 문항에 대해 "정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문과 보기에 제시된 내용만을 사용해 엄밀하게 논리적으로 추론하면, 평가원이 정답으로 내세운 3번 선택지를 결코 도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속성'과 같은 핵심 철학적 개념은 고등학생이 소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결국 학생들이 깊이 있는 사유와 추론 대신 지문과 선택지에 나온 단어의 피상적 유사성만 찾아 답을 '찍게' 만드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요구하는 비판적 사고력 함양이라는 교육 목적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연이은 중대 오류 지적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제 모든 공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 넘어갔다. 지난 17일까지 공식 이의 신청을 접수한 평가원은 심사위원회를 거쳐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입시계에서는 평가원이 그간 정답 정정에 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오류를 인정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오류를 인정하고 전원 정답 처리한 후 당시 평가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평가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교육계 전체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전국이 들썩인 '올해의 관광지 1위'는 바로 여기…'황리단길' 모르면 아재 인증

한국 관광의 별' 시상식을 열고, 한 해 동안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주역들을 발표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한 이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올해의 관광지' 부문의 영예는 오래된 한옥 골목을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경주 황리단길에게 돌아갔다. 또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신드롬을 일으키며 촬영지의 관광 활성화를 이끈 임상춘 작가가 한국관광 홍보 명예 공헌 인물로 선정되어, K-콘텐츠가 관광 산업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올해의 관광지'로 선정된 경주 황리단길의 성공 비결은 '재생'과 '조화'에 있다. 낡고 스러져가던 전통 한옥과 좁은 골목길을 젊은 창업가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개조하여, 특색 있는 카페와 퓨전 음식점, 개성 넘치는 공방이 가득한 '힙'한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과거의 유산 위에 현대적인 감성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 황리단길은, 기성세대의 향수와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전 연령층이 사랑하는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명예 공헌자로 선정된 임상춘 작가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제주는 물론 경북, 전남 등 주요 촬영지를 '가고 싶은 여행지'로 급부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잘 만들어진 스토리 하나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이번 시상식에서는 황리단길과 임상춘 작가 외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관광 자원들이 '한국 관광의 별'로 이름을 올렸다. 깊은 사유의 공간으로 주목받는 대구 사유원이 '유망 관광지'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제주 비양도가 '친환경 관광지'로 선정됐다. 장애물 없는 여행 환경을 조성한 강원 춘천의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무장애 관광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전북 고창 상하농원과, '누구나 반값 여행'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선보인 전남 강진, '꿈씨 패밀리' 캐릭터로 도시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연 대전시가 각각 '지역상생 관광모델'과 '혁신 관광정책' 부문에서 수상하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친환경 걷기 여행 문화를 정착시킨 ㈔제주올레 역시 관광산업 발전 기여자로 인정받았다.정부는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를 K-관광의 질적 도약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대현 문체부 차관은 "지금이 K-관광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지역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한편, 교통, 편의시설, 쇼핑, 안내 시스템 등 방문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지역 관광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이들은 단순한 수상자를 넘어, 대한민국 관광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