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공장 가동률 120%'… 오리온, 초코파이 못 만들어 안달 난 러시아 시장에 2400억 투자

 오리온이 러시아 시장에서 초코파이를 앞세워 누적 매출 2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93년 첫 수출 이후 누적 매출 1조 원 달성까지 17년이 걸렸으나, 이후 불과 4년 만에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러시아가 오리온의 핵심 글로벌 성장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2027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오리온은 올해 3분기까지 러시아에서 1조 9532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누적 매출액은 약 2조 456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21년 누적 매출 1조 750억 원을 달성한 이후 단 4년 만에 매출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오리온은 이 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8년에는 누적 매출 3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리온의 러시아 연간 매출액은 2020년 890억 원에 머물렀으나, 2022년 트베리 신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3년 2003억 원을 기록하며 2천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3분기 누적 매출액만 2376억 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매출을 뛰어넘었다.

 

러시아 시장 공략의 일등 공신은 단연 '초코파이'다. 오리온은 전 세계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10종의 초코파이를 러시아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의 글로벌 초코파이 판매량 40%에 해당하는 16억 개가 러시아에서 판매될 정도로 현지 수요가 압도적이다. 차와 케이크를 즐겨 먹는 러시아 식문화에 맞춰 2019년부터 라즈베리, 체리, 망고 등 현지 맞춤형 잼을 활용한 초코파이를 선보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초코파이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오리온은 대규모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총 24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 가동된 트베리 신공장 내에 새로운 공장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는 신공장 가동 3년 만의 전격적인 추가 투자다. 이 투자를 통해 초코파이뿐만 아니라 비스킷, 스낵, 젤리 등 16개 신규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신규 라인이 완공되는 2027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현재의 두 배인 약 7500억 원 규모로 증가하게 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 가동률이 120%를 넘어서면서 공급 부족이 지속돼 증설을 결정했다"며, "단순한 설비 확충을 넘어 러시아 시장을 중국, 베트남과 함께 오리온의 차기 글로벌 성장 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리온 해외 사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오리온은 러시아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초코파이 일변도에서 벗어나 상품 다양화에도 힘쓰고 있다. 2010년대까지 러시아 사업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초코파이 비중은 현재 60%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비스킷과 젤리 등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오리온의 성공적인 러시아 진출은 1993년 블라디보스토크 첫 수출 이후 모스크바까지 판매망을 넓힌 '서진 전략'에서 비롯됐다. 특히,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움(채무불이행) 사태와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당시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떠났음에도 오리온은 유일하게 시장을 지키고 투자를 지속한 것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신뢰를 얻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