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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중일 갈등 속, 대만의 기묘한 '중립 선언'…생존 위한 줄타기

 대만 제2야당인 민중당의 황궈창 주석이 중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미묘한 시점에 일본 방문길에 올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그는 청년 대표단을 이끌고 25일부터 4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표면적으로는 청년 교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가 출국길에 던진 메시지는 동북아의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 대한 대만 내 제3지대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낸다. 그는 대만이 중국과 일본의 날 선 대립 구도 속에서 갈등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아슬아슬한 외교적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황 주석은 현재의 중일 갈등을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역사적 감정이 얽힌 복합적인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일본이 에너지 수입의 대부분을 대만 해협에 의존하고 있어 이 지역의 안정성이 사활적으로 중요한 반면, 중국에게는 과거 일본의 침략 역사와 오랜 영토 분쟁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첨예하게 엇갈리는 양국의 입장을 조목조목 짚으며, 그는 어느 한쪽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닌, 지역의 모든 당사자가 냉정을 유지하고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러한 환경 속에서 대만이 조화롭고 균형 잡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스스로를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한발 비껴나게 해야 한다는 전략적 구상을 제시했다.

 


그가 이처럼 '균형자' 역할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대만의 생존과 직결된다. 황 주석은 "오직 지역이 안전해야만 대만이 안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며, 주변 강대국들의 갈등이 곧 대만의 안보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는 대만이 중일 갈등에 휩쓸려 대리전의 장이 되거나, 강대국들의 이익 다툼에 희생양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그는 이번 방문이 현재의 중일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발언은 대만이 처한 위태로운 외교적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제3정당의 고심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황 주석은 이번 방문의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공식적인 목적은 미래 세대 교류에 있음을 강조했다. 대만의 청년들이 일본의 정치, 경제 환경을 직접 보고 배우며, 특히 일본이 직면한 초고령 사회 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 경험을 습득해 대만의 미래 개혁에 대한 영감을 얻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이는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민중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민감한 외교적 행보에 대한 비판을 피해 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의 방일 자체가 주는 상징성과 출국 메시지의 무게감은, 이번 방문이 단순한 청년 교류를 넘어 격동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대만의 활로를 모색하려는 다층적인 외교 행보임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터졌다…엔저 업고 일본 달려간 한국인들, 3분기 카드값 '역대 최고'

, 체크, 직불카드를 통해 해외에서 결제된 금액은 총 59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7.3% 증가한 수치일 뿐만 아니라,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의 57억 1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해당하며, 팬데믹 이후의 회복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이러한 폭발적인 소비 증가는 명백하게 해외여행의 회복세에서 비롯됐다. 법무부 출입국통계에 따르면, 3분기 동안 해외로 떠난 내국인 출국자는 709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4.8% 증가하며 카드 사용액 증가율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엔데믹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내내 고공행진하던 원·엔 환율이 3분기 들어 다소 안정세를 찾은 것 역시 일본 여행 소비를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흥미로운 점은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이 급증하는 동안, 해외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접구매, 즉 '직구'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3분기 해외 온라인 직구 결제액은 15억 3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2% 줄어들어, 이번 역대급 해외 소비 기록이 순전히 여행 수요의 폭발에 힘입은 결과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한국인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대신, 그 돈으로 직접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소비하는 패턴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여름 성수기 효과가 9월까지 이어지고,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일본, 동남아 노선 공급을 대폭 늘리며 여행의 문턱을 낮춘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이미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사용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선 만큼,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 경신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주요 여행사들은 이미 4분기 예약률이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 역시 "여행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연말 성수기라는 가장 큰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해외를 향한 한국인들의 소비 행렬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록을 계속해서 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