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15년간 500점씩 팔려나갔다…'아는 사람만 안다'는 대구의 비밀스러운 미술 축제 정체

 대구의 늦가을을 예술의 향연으로 물들일 '2025 대구아트페스티벌'이 오는 12월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문을 활짝 연다.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하는 이 축제는 지역 작가들에게는 소중한 작품 발표와 판매의 장을, 시민들에게는 미술의 높은 문턱을 넘어 예술과 가까워질 기회를 제공하며 대구를 대표하는 미술 축제로 굳건히 자리매김해왔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작가와 관람객이 직접 소통하고, 작품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생생한 '미술 시장'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이번 축제 역시 1부(3~7일)와 2부(9~13일)로 나뉘어 진행되며, 특별전을 포함해 총 400여 명에 달하는 작가들이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핵심은 작가와 시민이 직접 만나는 '부스 전시'에 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각각 80개씩, 총 160개의 부스가 마련되는데, 각 부스는 작가 개개인의 독립된 작은 갤러리가 된다. 관람객들은 정형화된 갤러리의 하얀 벽에 걸린 작품을 멀리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스에 상주하는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작품의 탄생 배경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소통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작가에게는 창작의 동력을 불어넣고 관람객에게는 예술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게 하는 축제의 가장 중요한 순기능으로 작용한다.

 


다채로운 특별전은 축제에 풍성함을 더하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먼저, 3일부터 7일까지 9~11전시실에서는 전통의 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민화 특별전'이 열린다. 궁중회화, 풍속화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창작 민화, 나전과 옻칠을 이용한 작품까지 민화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는 과거의 화풍을 답습하는 것을 넘어, 전통을 현시대의 맥락에 맞게 확장하며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와 함께 전체 전시 기간 동안 12, 13전시실에서는 '현대미술 조망전-공존과 포용'이 펼쳐져, 김결수, 노창환 등 17명의 중진 작가들이 선보이는 깊이 있는 현대미술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이제 막 미술에 입문하려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특별한 이벤트도 마련된다. 1층 로비 부스에서 열리는 '405060전(展)'은 1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한 작은 작품들을 4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의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미술품 소장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크게 낮춰 미술 시장의 대중화를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식 대구미술협회 회장이 "매년 500점 이상의 작품이 판매되고 1만 명 이상이 관람하는 축제"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만큼, 이번 대구아트페스티벌이 늦가을의 정취 속에서 예술과 함께 숨 쉬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터졌다…엔저 업고 일본 달려간 한국인들, 3분기 카드값 '역대 최고'

, 체크, 직불카드를 통해 해외에서 결제된 금액은 총 59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7.3% 증가한 수치일 뿐만 아니라,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의 57억 1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에 해당하며, 팬데믹 이후의 회복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이러한 폭발적인 소비 증가는 명백하게 해외여행의 회복세에서 비롯됐다. 법무부 출입국통계에 따르면, 3분기 동안 해외로 떠난 내국인 출국자는 709만 명으로, 전 분기 대비 4.8% 증가하며 카드 사용액 증가율과 거의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엔데믹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내내 고공행진하던 원·엔 환율이 3분기 들어 다소 안정세를 찾은 것 역시 일본 여행 소비를 부추기는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흥미로운 점은 전체 해외 카드 사용액이 급증하는 동안, 해외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접구매, 즉 '직구'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3분기 해외 온라인 직구 결제액은 15억 3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2% 줄어들어, 이번 역대급 해외 소비 기록이 순전히 여행 수요의 폭발에 힘입은 결과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국 한국인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대신, 그 돈으로 직접 해외로 나가 현지에서 소비하는 패턴으로 완전히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여름 성수기 효과가 9월까지 이어지고,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항공사들이 일본, 동남아 노선 공급을 대폭 늘리며 여행의 문턱을 낮춘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이미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사용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선 만큼,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 경신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주요 여행사들은 이미 4분기 예약률이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 역시 "여행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연말 성수기라는 가장 큰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해외를 향한 한국인들의 소비 행렬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새로운 기록을 계속해서 써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