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평균 연령 38세, '경력 단절' 음악인들의 눈물겨운 첫 무대

 한때 뜨거운 열정으로 악기를 품에 안았지만, 각박한 현실의 벽 앞에서 잠시 꿈을 접어야 했던 이들이 다시 무대 위에 오른다. 책상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낡은 악보를 다시 꺼내 든 이들, 바로 시민 연주단체 ‘누구나 동행챔버오케스트라’다. 악기 연주 경험이 있는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프로 못지않은 열정과 기량으로 빚어낸 첫 번째 하모니가 오는 12월 12일, 대한민국 클래식의 심장부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창단연주회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이 음악이라는 끈으로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감동의 서사 그 자체다.

 

'누구나 동행챔버오케스트라'라는 이름 뒤에는 결코 '아무나' 함께할 수 없었던 치열한 과정이 숨어있다. 지난 2월, 단원 모집을 위한 공개 오디션에는 무려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그렇게 선발된 35명의 최종 단원들은 음악 전공자부터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까지, 각양각색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평균 연령 30대 후반, 이제는 사회의 허리로서 각자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이지만,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음악에 대한 열망 하나로 다시 모였다. 낮에는 의사로, 교사로, 회사원으로 살아가다가도 저녁이 되면 악기를 들고 모여 합주를 이어온 이들의 땀과 노력이 마침내 첫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정병휘 지휘자의 섬세한 지휘 아래 펼쳐질 이번 연주회는 클래식의 깊이와 영화음악의 친숙함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1부에서는 비발디의 '올림피아드' 서곡으로 활기차게 문을 열고, 네 명의 바이올린 솔리스트가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협주곡과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가 이어지며 현악 앙상블의 정수를 선보인다. 2부에서는 분위기를 바꿔 대중에게 친숙한 멜로디로 다가간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불후의 명곡 '문 리버'부터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스페인 환상곡 톨레도', 그리고 서스펜스의 거장 히치콕의 영화 '사이코'의 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풍성한 레퍼토리가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여기에 하모니카 연주자 이윤석과 쳄발로 연주자 송은주가 협연자로 나서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를 선사한다.

 

이번 '누구나 동행챔버오케스트라'의 창단 연주회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허물고, 생활 속 예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연주를 선보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난 1년간 구슬땀을 흘려온 시민 단원들의 열정은,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잊고 있던 꿈을 다시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꽃피우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과연 어떤 감동의 울림을 만들어낼지,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이목이 세종문화회관으로 집중되고 있다.

 

전국이 들썩인 '올해의 관광지 1위'는 바로 여기…'황리단길' 모르면 아재 인증

한국 관광의 별' 시상식을 열고, 한 해 동안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주역들을 발표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한 이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올해의 관광지' 부문의 영예는 오래된 한옥 골목을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경주 황리단길에게 돌아갔다. 또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신드롬을 일으키며 촬영지의 관광 활성화를 이끈 임상춘 작가가 한국관광 홍보 명예 공헌 인물로 선정되어, K-콘텐츠가 관광 산업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올해의 관광지'로 선정된 경주 황리단길의 성공 비결은 '재생'과 '조화'에 있다. 낡고 스러져가던 전통 한옥과 좁은 골목길을 젊은 창업가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개조하여, 특색 있는 카페와 퓨전 음식점, 개성 넘치는 공방이 가득한 '힙'한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과거의 유산 위에 현대적인 감성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 황리단길은, 기성세대의 향수와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전 연령층이 사랑하는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명예 공헌자로 선정된 임상춘 작가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제주는 물론 경북, 전남 등 주요 촬영지를 '가고 싶은 여행지'로 급부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잘 만들어진 스토리 하나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이번 시상식에서는 황리단길과 임상춘 작가 외에도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관광 자원들이 '한국 관광의 별'로 이름을 올렸다. 깊은 사유의 공간으로 주목받는 대구 사유원이 '유망 관광지'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제주 비양도가 '친환경 관광지'로 선정됐다. 장애물 없는 여행 환경을 조성한 강원 춘천의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무장애 관광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한, 지역 사회와의 상생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전북 고창 상하농원과, '누구나 반값 여행'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선보인 전남 강진, '꿈씨 패밀리' 캐릭터로 도시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연 대전시가 각각 '지역상생 관광모델'과 '혁신 관광정책' 부문에서 수상하며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친환경 걷기 여행 문화를 정착시킨 ㈔제주올레 역시 관광산업 발전 기여자로 인정받았다.정부는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를 K-관광의 질적 도약으로 연결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대현 문체부 차관은 "지금이 K-관광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지역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한편, 교통, 편의시설, 쇼핑, 안내 시스템 등 방문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지역 관광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이들은 단순한 수상자를 넘어, 대한민국 관광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