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명은 늘었는데 건강수명은 줄었다?…OECD 최장수 국가의 충격적인 역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평균 83.7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되며 역대 최고의 기대수명을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유병장수'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늘어난 수명과 달리 질병이나 사고 없이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은 평균 65.5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애 마지막 약 18.2년을 크고 작은 병치레를 하며 보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음을 시사한다.

 

통계적으로 한국인의 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 83.7년은 1년 전보다 0.2년, 10년 전보다는 1.9년이나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2년 82.7년까지 잠시 감소했던 기대수명은 1년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다시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섰다. 성별로 보면 남자의 기대수명은 80.8년, 여자는 86.6년으로 5.8년의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1985년 8.6년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남자는 2.3년, 여자는 2.9년이나 길어 세계 최장수 국가 그룹에 속한다.

 


하지만 양적으로 팽창한 삶이 질적으로도 건강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출생아의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5.5년으로, 오히려 2022년보다 0.3년 감소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보였다. 특히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더 오래 살지만, 질병이나 사고로 아픈 상태로 보내는 기간 역시 20.2년으로 남자(16.2년)보다 4년이나 더 길었다. 결국 더 오래 사는 만큼, 더 오랜 기간을 질병의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하는 현실이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이전 세대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오래 아픈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무엇일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기가 미래에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19.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폐렴(10.2%)과 심장 질환(10.0%)이 그 뒤를 이었다. 만약 인류가 암을 완전히 정복할 수 있다면 기대수명은 3.3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제는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존엄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과 개인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