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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차일드' 가문 기록 깼다…444억에 팔린 '황제의 달걀' 정체

 러시아 황실의 전설적인 보물이자 보석 공예의 정수로 꼽히는 '파베르제의 달걀'이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베르제의 달걀 중 하나인 '윈터 에그'가 익명의 입찰자에게 무려 229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444억 원에 낙찰된 것이다. 이는 파베르제 달걀의 기존 최고 낙찰가였던 2007년의 890만 파운드를 훨씬 뛰어넘는 경이적인 금액으로, 단숨에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높이가 8.2cm에 불과한 작은 공예품 하나가 웬만한 부호의 재산과 맞먹는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파베르제의 달걀이 지닌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파베르제의 달걀'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그것이 지닌 절대적인 희소성과 비극적인 역사 때문이다. 이 보석 공예품은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황후와 어머니 등 황실 가족에게 부활절 선물로 주기 위해 당대 최고의 보석 세공 명장 구스타프 파베르제에게 특별히 주문 제작한 것이다. 1885년부터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황실이 무너지기 전까지 단 50개만이 제작되었으며,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어 전달된 직후에야 다음 작품을 주문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부분이 흩어지거나 실종되었고, 현재 그 존재가 확인되어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에 단 7개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박물관이나 기관이 소장하고 있어, 이번에 경매에 나온 '윈터 에그'는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극소수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폭등했다.

 


이번 경매의 주인공인 '윈터 에그'는 1913년, 니콜라이 2세가 그의 어머니에게 선물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파베르제의 달걀 중에서도 가장 시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파베르제 공방에서 일했던 여성 장인 알마 테레시아 필이 창문에 맺힌 눈의 결정체(서리꽃)를 보고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명한 수정을 섬세하게 조각해 얼음의 질감을 표현했으며, 그 표면에는 4500개가 넘는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반짝이는 눈송이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 달걀을 열면 그 안에는 백수정과 가넷 등을 이용해 만든 작고 정교한 아네모네 꽃바구니가 모습을 드러내, 차가운 겨울 속에 피어난 봄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극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파베르제의 달걀은 본래 러시아 황실을 위해 제작되었지만, 그 명성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당대의 저명한 가문을 위해서도 소수의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유럽 금융계를 지배했던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2007년 경매에서 890만 파운드라는 이전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작품 역시 바로 이 로스차일드 가문이 주문했던 파베르제의 달걀이었다. 1994년 스위스 제네바와 2002년 뉴욕에서도 경매를 통해 주인을 찾았던 파베르제의 달걀은 나올 때마다 전 세계 수집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번 '윈터 에그'의 기록적인 낙찰은 꺼져가던 제국의 마지막 불꽃이 남긴 예술품이 지닌 불멸의 가치를 다시 한번 세상에 각인시킨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