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K-헤리티지로 100조 시장 연다…상상초월 국가유산청의 '빅 픽처'

 국가유산청이 'K-헤리티지'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내놓았다. 2026년 주요업무계획을 통해 제시된 비전의 핵심은 인공지능(AI)과 실감 기술 등 첨단 기술을 국가유산에 접목해 2030년까지 누적 100조 원 규모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현재 약 9조 원대로 추산되는 관련 산업 시장을 연평균 7.5%씩 성장시켜 K-컬처의 원천인 국가유산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산재한 디지털 헤리티지 정보를 하나로 묶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고유의 지식재산(IP)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당장 4대 궁과 종묘를 찾는 국내외 관람객들은 다국어 맞춤형 AI 해설 서비스를 통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유산 체험을 하게 될 전망이다.

 

K-헤리티지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전략적 행보도 구체화됐다. 내년 7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그 서막이 될 예정이다. 약 200개국, 3천여 명이 참석하는 이 대규모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K-헤리티지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고, 세계유산 분야의 국제선언문 채택을 주도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물리적인 해외 거점 확보에도 나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한국정원의 대대적인 정비에 착수해 유럽 중심부에서 한국 유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초기지로 삼는다. 또한, 현실적으로 국내 환수가 어려운 국외문화유산에 대해서는 현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의 가치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모색하며 실리적인 외교를 펼쳐나갈 방침이다.

 


화려한 미래 비전만큼이나 국가유산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도 힘쓴다. 앞으로 세계유산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개발 행위는 '세계유산영향평가'라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개발 논리에 밀려 유산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시선은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제작된 지 5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미래 가치가 충분한 '우리시대' 유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미래의 국가유산을 놓치지 않겠다는 혜안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대형 산불 같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AI 기반의 통합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산불 자동소화설비를 확충하는 등 과학적인 재난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혁과 지역 상생 모델 확산에도 속도를 낸다. 고택이나 민속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경직된 '국가유산수리법' 적용을 완화하고, 대규모 국책사업 현장에서 발굴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는 갈등을 줄이기 위해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운영을 확대한다. 이는 보존과 개발이라는 해묵은 갈등에 대한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문화유산을 활용한 성공 신화를 쓴 경주 황리단길의 사례를 모델로 삼아, 이를 전국 9대 역사문화권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는 국가유산이 더 이상 박제된 과거가 아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균형 발전을 이끄는 핵심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가 될 것이다.

 

수락산에 '하늘 위 그물 놀이터'가?…나무와 하나 되는 숲속 트리하우스의 정체

22일 다시 아이들을 맞이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정비의 핵심 철학은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기존 숲의 지형과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아이들이 자연 그 자체를 놀이터 삼아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이곳은 지난 7월 개관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시 최초의 도심형 자연휴양림 '수락휴'와 바로 인접해 있어, 휴양림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숲속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재정비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새롭게 들어선 3동의 트리하우스형 놀이시설이다. 이는 '수락휴'의 상징적인 시설인 트리하우스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으로, 아이들이 나무와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너와지붕을 얹고 하늘이 그대로 올려다보이는 천창을 내어, 마치 숲의 일부가 된 듯한 집을 완성했다. 각 놀이시설 동은 공중 네트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아이들이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한 모험심과 도전 정신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낡고 획일적인 놀이기구 대신, 숲의 품 안에서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나가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새로운 놀이 공간은 트리하우스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자연 친화적 놀이터가 곳곳에 조성되었다. 밧줄 하나에 의지해 균형감각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밧줄놀이터, 고사목을 활용해 자연의 순환을 배우고 새로운 놀잇감을 상상해내는 나무놀이터, 그리고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고 허물 수 있는 모래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조용히 숲의 생태를 관찰하며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끼정원과 양치식물정원도 함께 마련했다. 이는 동적인 활동과 정적인 관찰이 조화를 이루는 전인적인 숲 교육의 장을 제공하려는 노원구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수락산 유아숲체험원의 재개장은 노원구가 추구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비전의 연장선에 있다. 노원구는 이번에 문을 여는 수락산을 비롯해 불암산, 영축산, 태릉, 노원골 등 지역 내 주요 산림에 총 5곳의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이 도심 속에서도 자연과 교감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숲은 가장 오래된 교실"이라는 오승록 구청장의 말처럼, 이번 재정비는 숲이 가진 무한한 교육적, 정서적 가치를 극대화하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창의적인 체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도 숲의 가치를 살린 특색 있는 공간들이 더 많은 아이의 유년기를 풍요롭게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