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SK 특혜 논란에 입 연 하이닉스 "이건 생존의 문제"

 SK하이닉스가 최근 정부와 업계에서 논의되는 첨단산업 투자 규제 개선안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특정 기업을 위한 특혜'라는 시각에 대해, 이는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략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24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며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투자의 규모와 방식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제하며, 이번 규제 개선 논의의 출발점은 특정 기업이 아닌,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첨단산업 전체가 어떻게 투자를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증손회사(자회사)의 의무 지분율을 현행 100%에서 50%로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 규제가 완화되면 지주회사인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현실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규제 개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단적으로, 클린룸 1만 평 기준의 공장 투자비는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 약 7조 5천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 완공 예정인 청주 M15X 공장은 무려 20조 원에 달할 정도로 투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초대형 장기 투자를 기존의 자금 조달 방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또한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시점과 그 수익을 회수하는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선제적이고 연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 개선을 통해 손자회사가 외부 자본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 초기 대규모 투자 부담을 분담하고 재무 구조를 훨씬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으로, 인텔이 300억 달러 규모의 애리조나 팹 건설을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51:49 지분율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금산분리 원칙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는 선을 그었다. 설립될 SPC는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임대하는 실물 사업을 수행할 뿐,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업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심사 및 승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 제도적 통제 장치도 존재한다고 해명했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이번 논의의 본질이 "대규모·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첨단산업의 현실을 반영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투자 방식의 유연성 확보가 곧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자 기술 주권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K-콘텐츠 등에 업고 대박…외국인 지갑 여는 관광벤처들

광벤처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한 해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친 우수 관광벤처기업들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을 시상하는 것을 넘어, 관광 산업 전반의 변화를 조망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총 8개 부문에서 28개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들은 매출 성과와 고용 창출, 산업 기여도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성장관광벤처 부문의 최고 영예인 장관상은 아웃도어 플랫폼 ‘캠핏’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넥스트에디션’에게 돌아갔다. 캠핑과 글램핑, 펜션 예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결합한 ‘캠핏’은 2025년 한 해에만 서비스 거래액 13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상품으로 주목받은 ‘문카데미 주식회사’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 전통주의 재발견을 이끈 ‘백경증류소’가 각각 성장관광벤처 자격유지 부문과 초기관광벤처 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번 시상식에서는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관광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들이 특히 주목받았다.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부문 장관상을 수상한 ‘주식회사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통해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해외 매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개방형 관광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라라스테이션’ 역시 관광 플러스테크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실시간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K-콘텐츠와 연계된 관광 상품의 해외 유통 장벽을 허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글로벌 해상여객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 ‘주식회사 제이아이씨투어’가 혁신바우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한편, 올해 신설된 지역관광기업지원센터 부문은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산업의 외연을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북의 ‘주식회사 아삭’과 경남의 ‘주식회사 엑스크루’가 각각 사장상을 수상하며, 지역 고유의 매력을 기반으로 한 관광 기업들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한국관광공사 양경수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대기업과의 실증화 사업, 해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강화를 통해 관광벤처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지원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역과 기업, 글로벌 시장을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을 통해 관광벤처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