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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단 한 명'이라도 잡아라…'흑백요리사'에 업계가 전쟁 선포했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가 공개되자마자 식품·외식업계에 그야말로 '스타 셰프 모시기' 전쟁이 불붙었다. 시즌1 방영 당시 출연 셰프와의 협업이 곧바로 매출 증대와 K푸드 열풍 확산으로 이어지는 성공 공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로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서, '흑백요리사'는 단기간에 소비자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회차가 공개될 때마다 주목받는 셰프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다시 한번 재현될 조짐이다.

 

시즌2의 파급력은 시즌1을 뛰어넘는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방송이 공개되자마자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서는 출연 셰프들의 식당 검색량이 적게는 1500%에서 많게는 5000% 이상 폭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흑백요리사2 식당 리스트'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성지 순례'를 독려하고 있다. 흑수저 셰프의 돼지곰탕집 앞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긴 대기 줄이 늘어섰고, 손종원 셰프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연중 예약이 마감됐으며, 샘킴 셰프의 식당 역시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차는 등 프로그램의 인기가 오프라인 소비로 직접 이어지는 강력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욱 기민해졌다. 이제는 방송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방영과 동시에 혹은 그 이전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새로운 전략이 됐다. 이마트24는 방송 전 손종원 셰프와 사전 단독 계약을 맺고 협업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했으며, 스타벅스는 유용욱 셰프와 협업한 샌드위치를 선보여 출시 첫날 전 매장에서 조기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기존 샌드위치 상품보다 2배에서 5배 이상 높은 판매량이다. 주류업계 역시 발베니가 안성재 셰프와, 위스키 기원이 에드워드 리 셰프와 손을 잡는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협업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셰프 쟁탈전'은 간편식(HMR)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현대그린푸드는 스타 셰프들의 레시피를 활용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은 아예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해 '비비고'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K푸드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있다. 업계는 이제 스타 셰프와의 협업을 단순한 화제성 마케팅을 넘어,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외식 경험을 집에서 즐기려는 니즈를 충족시키는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했던 시즌1의 신화를 재현할 조짐을 보이는 '흑백요리사'가 K푸드 산업에 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