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민의 삶이 역사가 되다…인천, '지역유산' 제도 첫발 뗐다

 인천광역시가 시민들의 삶과 기억이 깃든 17곳을 최초의 '인천지역유산'으로 선정하며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지역유산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배다리 헌책방 골목'과 개항장의 흔적이 서린 '각국 조계지 계단',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신포국제시장', 그리고 인천에서 탄생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짜장면', 근대 건축물을 개조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국가나 시가 지정·등록한 문화유산은 아니지만, 인천의 정체성과 가치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인천지역유산' 선정은 문화유산의 개념을 기존의 거대하고 오래된 건축물이나 유물 중심에서 벗어나,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과 기억, 손때 묻은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는 박물관에 박제된 역사가 아닌, 지금도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는 생활사 그 자체를 소중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다. 제도 시행의 첫 단추인 만큼 선정 과정 역시 신중하고 다각적으로 진행됐다. 시민 공모를 통해 후보군을 발굴하는 것으로 시작해, 전문기관의 심도 깊은 조사와 연구를 거쳤으며, 인천지역유산위원회가 직접 현지조사와 심의를 통해 역사성, 사회문화적 가치, 상징성, 보존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17건을 확정했다.

 


인천시는 이번에 선정된 지역유산들이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각 유산의 소유주나 관리 단체의 동의를 얻어 '인천지역유산'임을 알리는 인증 표식을 제작·설치하고, 이를 통해 보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힘쓸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명패를 붙이는 것을 넘어, 해당 유산이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리고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지역 공동체 모두가 함께 지켜나가자는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인천시는 앞으로 시민 참여의 폭을 더욱 넓혀 숨겨진 지역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단계적으로 목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윤도영 인천시 문화체육국장은 "인천지역유산 제도는 시민의 기억과 일상이 곧 살아있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강조하며, "이번 첫 선정을 계기로 인천의 지역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유산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콘텐츠 등에 업고 대박…외국인 지갑 여는 관광벤처들

광벤처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한 해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친 우수 관광벤처기업들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을 시상하는 것을 넘어, 관광 산업 전반의 변화를 조망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총 8개 부문에서 28개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들은 매출 성과와 고용 창출, 산업 기여도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성장관광벤처 부문의 최고 영예인 장관상은 아웃도어 플랫폼 ‘캠핏’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넥스트에디션’에게 돌아갔다. 캠핑과 글램핑, 펜션 예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결합한 ‘캠핏’은 2025년 한 해에만 서비스 거래액 13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상품으로 주목받은 ‘문카데미 주식회사’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 전통주의 재발견을 이끈 ‘백경증류소’가 각각 성장관광벤처 자격유지 부문과 초기관광벤처 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번 시상식에서는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관광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들이 특히 주목받았다.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부문 장관상을 수상한 ‘주식회사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통해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해외 매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개방형 관광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라라스테이션’ 역시 관광 플러스테크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실시간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K-콘텐츠와 연계된 관광 상품의 해외 유통 장벽을 허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글로벌 해상여객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 ‘주식회사 제이아이씨투어’가 혁신바우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한편, 올해 신설된 지역관광기업지원센터 부문은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산업의 외연을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북의 ‘주식회사 아삭’과 경남의 ‘주식회사 엑스크루’가 각각 사장상을 수상하며, 지역 고유의 매력을 기반으로 한 관광 기업들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한국관광공사 양경수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대기업과의 실증화 사업, 해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강화를 통해 관광벤처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지원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역과 기업, 글로벌 시장을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을 통해 관광벤처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