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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 이어 14년 터줏대감까지…키움, 핵심 인재 유출

 메이저리그로 떠난 간판타자 송성문의 공백이 채 가시기도 전에 키움 히어로즈가 또 한 명의 핵심 멤버와 가슴 아픈 작별을 고했다. 무려 14년간 히어로즈 한 팀에 몸담으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터줏대감' 이수범 코치가 최근 구단에 사의를 표하고 정든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23일 "2026시즌부터 퓨처스팀 내야수비코치로 일할 예정이었던 이수범 코치가 팀을 떠나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의 갑작스러운 이탈 소식에 많은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수범 코치의 야구 인생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잠신중과 신일고, 경희대를 거치며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지만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느 구단의 지명도 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간사이 독립리그에서 2년 반 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리그 사정이 어려워져 월급이 끊겼을 때는 선술집에서 접시를 닦으며 버티는 등 끈질기게 꿈을 놓지 않았다. 2011년 NC 다이노스 창단 테스트에서 마지막 도전을 했지만 또다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그는 선수 대신 프런트로서 야구계에 남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초등학교 후배인 김민성의 추천으로 넥센 히어로즈의 가고시마 캠프 통역 아르바이트를 맡게 되면서 마침내 프로 구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2년 넥센에 정식 입사한 그는 영상 분석, 매니저, 운영팀장, 스카우트팀 등 구단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가장 오랫동안 팀을 지킨 직원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올드 팬들에게도 그의 얼굴은 낯설지 않을 만큼 팀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구단은 그에게 정년이 보장되는 프런트 스카우트 대신 계약직 신분인 퓨처스팀 코치로 보직을 변경하라는 통보를 했다. 코치직은 언제든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불안정한 자리였기에, 프런트로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온 그에게는 깊은 고민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 팀에 대한 애정이 컸던 그는 일단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계속된 고뇌 끝에 결국 이달 중순 사표를 제출하며 14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최근 구단 수뇌부 교체 등 내부의 복잡한 '사내정치'가 그의 이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의 이탈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그가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독립리그 경험과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구단의 일본 캠프나 교류 행사 때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내년부터 아시아쿼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일본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이 코치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시기였는데, 구단으로서는 정말 큰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히어로즈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나면서, 고척돔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하고 차갑게 느껴지고 있다.

 

 

 

K-콘텐츠 등에 업고 대박…외국인 지갑 여는 관광벤처들

광벤처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한 해 동안 눈부신 활약을 펼친 우수 관광벤처기업들에 대한 시상을 진행했다. 2019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단순히 개별 기업을 시상하는 것을 넘어, 관광 산업 전반의 변화를 조망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올해는 총 8개 부문에서 28개 기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들은 매출 성과와 고용 창출, 산업 기여도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성장관광벤처 부문의 최고 영예인 장관상은 아웃도어 플랫폼 ‘캠핏’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넥스트에디션’에게 돌아갔다. 캠핑과 글램핑, 펜션 예약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을 결합한 ‘캠핏’은 2025년 한 해에만 서비스 거래액 13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독특한 상품으로 주목받은 ‘문카데미 주식회사’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국 전통주의 재발견을 이끈 ‘백경증류소’가 각각 성장관광벤처 자격유지 부문과 초기관광벤처 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이번 시상식에서는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관광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노력들이 특히 주목받았다. 관광 글로벌 챌린지 프로그램 부문 장관상을 수상한 ‘주식회사 힐링페이퍼’는 글로벌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통해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해외 매출을 크게 신장시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개방형 관광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라라스테이션’ 역시 관광 플러스테크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실시간 자동 번역 기술을 활용해 K-콘텐츠와 연계된 관광 상품의 해외 유통 장벽을 허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글로벌 해상여객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 ‘주식회사 제이아이씨투어’가 혁신바우처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한편, 올해 신설된 지역관광기업지원센터 부문은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산업의 외연을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북의 ‘주식회사 아삭’과 경남의 ‘주식회사 엑스크루’가 각각 사장상을 수상하며, 지역 고유의 매력을 기반으로 한 관광 기업들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한국관광공사 양경수 관광산업본부장 직무대리는 “대기업과의 실증화 사업, 해외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강화를 통해 관광벤처들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지원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역과 기업, 글로벌 시장을 잇는 든든한 가교 역할을 통해 관광벤처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