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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내년 안보 문서 전면 개정…방위비 대폭 증액 예고

 일본 정부가 국가 안보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3대 안보 문서의 전면 개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교도통신은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르면 내년 봄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고 여름까지 개정의 주요 골자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 10월 국회 연설을 통해 천명했던 내년 중 안보 문서 개정 방침을 구체화하는 후속 조치다. 대상이 되는 문서는 외교·안보 정책의 최상위 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과 자위대의 역할 및 방위 목표를 제시하는 '국가방위전략', 그리고 구체적인 장비와 예산 계획을 담은 '방위력 정비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집권 자민당이 내년 4월경 제출할 예정인 안보 문서 개정 제안을 바탕으로 정부의 최종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내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히 개정 작업의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재정 문제가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 통상 8월 말부터 각 부처의 다음 회계연도 예산 요구 절차가 시작되는데, 방위력 증강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적시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여름까지는 방위비 증액 규모와 방향성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정책 방향의 전환을 넘어, 실질적인 국방 예산의 대규모 증액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위한 행정적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안보 문서 개정의 배경에는 미국의 강력한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도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을 향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일본 측 부담금(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선제적으로 방위비 증액 의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협상 과정에서 가해질 미국의 압박을 피하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요구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모양새를 피하고, 주체적인 판단에 따른 결정임을 내세워 동맹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정 작업은 기시다 후미오 전임 내각이 2022년 말 단행했던 3대 안보 문서 개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기시다 정부는 전문가 회의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형식을 취하며, 적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하는 등 일본의 안보 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킨 바 있다. 이번 다카이치 내각의 개정 작업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반격 능력'의 구체적인 운용 방안과 이를 뒷받침할 방위 산업 육성, 그리고 대규모 방위비 증액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는 일본이 전후 평화헌법 체제 아래에서 유지해 온 전수방위(専守防衛) 원칙에서 더욱 멀어져, 보다 공세적인 군사력 운용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