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큐브

김주애, 김정은 볼 뽀뽀로 존재감 극대화

 북한이 새해 첫날 평양에서 개최한 신년 경축 공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전례 없는 수준의 친밀함과 상징성을 연출하며 공개 활동의 정점을 찍었다. 조선중앙TV가 1일 방영한 영상은 주애를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며 '백두혈통'의 4대 상징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대규모 신년 경축 행사는 불꽃놀이와 태권도 시범 등 화려한 볼거리로 채워졌으나, 모든 시선은 김 위원장과 주애에게 집중됐다. 영상 속 주애는 공연 내내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귓속말을 나누는 등 아버지와 스스럼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새해 카운트다운 직후, 주애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 위원장의 얼굴에 손을 대고 볼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가족에게서 보기 드문 사적인 친밀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장면이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주애에게 부여하는 특별한 지위와 애정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정치적 연출로 해석된다.

 

주애의 비중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존재감마저 압도했다는 평가다. 리 여사 역시 행사에 동행했으나, 영상과 사진의 구도에서 주애는 김 위원장과 리 여사 사이에 중앙 자리를 차지하며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이상의 비중을 부여받았다.

 


더욱이 주애는 김 위원장 전용 리무진(아우루스)에서 김 위원장보다 먼저 하차하는 모습까지 방송에 담겼다. 의전 서열상 최고 지도자의 가족이라 할지라도 아버지보다 먼저 차량에서 내리는 장면은 파격적인 것으로, 북한 매체가 주애의 위상을 얼마나 높게 설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2025년 성과를 부각하며 2026년 초 예정된 노동당 제9차 대회를 앞두고 내부 단결을 당부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애의 이 같은 전면적인 공개 행보는 김 위원장의 미래 구상과 맞물려, '미래 세대'를 상징하는 강력한 이미지 구축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애는 지난 한 해 동안 군사, 경제, 문화 등 북한의 핵심 현장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번 신년 경축 공연에서의 '주인공' 역할은 그의 공개 행보가 단순한 참관을 넘어, 후계 구도와 관련한 관측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북한 당국이 공식적인 후계자 지명을 하지 않은 만큼, 주애의 역할은 현재로서는 '백두혈통'의 영속성을 상징하는 정치적 아이콘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00년 전 황금 말이 날아오를 듯…천마총의 압도적 비주얼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화려함 대신 고즈넉한 정취가 내려앉은 겨울의 대릉원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여름내 무성했던 잔디가 낮게 가라앉으며 23기에 달하는 거대한 고분들의 유려한 능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 속,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솟아오른 고분들의 기하학적인 곡선은 마치 대지 위에 그려진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대릉원 정문을 지나면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소나무 군락이 15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초록빛 관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을 지나면 단정한 담장 너머로 신라 최초의 김씨 왕인 미추왕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미추왕릉은 다른 고분들과 달리 푸른 대나무 숲이 능을 호위하듯 감싸고 있는데, 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나무 잎을 귀에 꽂은 병사들이 나타나 적을 물리쳤다는 ‘죽엽군(竹葉軍)’의 전설과 맞닿아 있다. 겨울바람에 서걱이는 댓잎 소리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왕의 굳은 의지가 담긴 외침처럼 들려와 발걸음을 숙연하게 만든다.대릉원에서 유일하게 그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천마총은 신라 문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핵심 공간이다. 어두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15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황금 유물들이 압도적인 빛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발견된 신라 금관 중 가장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 천마총 금관은 완벽한 균형미와 섬세한 세공 기술로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는 금방이라도 무덤 밖으로 비상할 듯 역동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힘차게 하늘로 솟구치는 천마의 모습은 새해의 도약을 꿈꿨던 신라인의 염원이 담긴 듯, 시대를 넘어 강렬한 생명력을 전한다.천마총을 나와 다시 밖으로 나서면 남과 북, 두 개의 봉분이 이어진 거대한 황남대총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마치 두 개의 산봉우리가 이어진 듯한 압도적인 규모와 대지의 품처럼 너르고 유려한 곡선은 죽음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포근함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거대한 무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을 이름 모를 민초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면 1500년의 세월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밝혀진 미추왕릉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덤들은 이름을 지우는 대신, 그 자체로 신라라는 시대의 거대한 실루엣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 고요한 위로와 영감을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