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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미국 타도", 뒤에선 손잡나…그녀의 두 얼굴

 미국의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베네수엘라의 권력 공백을 메운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 그녀는 미국의 꼭두각시인가, 아니면 마두로의 유지를 잇는 독립적인 지도자인가. 마두로 정권 붕괴 이후 베네수엘라의 향방을 가늠할 최대 변수로 떠오른 그녀의 정체성을 두고 국제 사회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몇 주 전부터 로드리게스를 마두로의 대체자로 낙점했으며, 그녀가 과도기를 이끌 미국의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이 로드리게스를 선택한 배경에는 과거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그녀의 '전문성'이 있었다. NYT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석유 산업 관리 등에서 미국 관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미국의 한 관리는 "마두로보다 로드리게스가 더 전문적인 차원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로드리게스가 '쉬운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가 협조할 것이라고 시사하며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미국이 마두로 제거 작전 이후의 시나리오까지 미리 구상했으며, 그 중심에 로드리게스를 세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공식적인 첫 행보는 미국의 기대와는 정반대였다. 그녀는 공영방송 연설에 직접 나서 미국의 군사 작전을 "불법적이며 부당한 납치"라고 강력히 규탄했으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미국의 정권 교체 시도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장악하려는 야욕 때문이라고 국제 사회에 호소하며, 미국에 맞서는 군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혀 협조적이지 않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녀가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순종적인 인물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으로, 향후 양측의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결국 현재 상황은 미국과 로드리게스 임시정부 간의 미묘한 줄다리기로 요약된다. 미국은 로드리게스의 공식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결국 미국의 규칙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석유 수출 제한은 유지하되 일부 기업의 사업 허가를 늘려주는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그녀를 길들이려 하고 있다. 반면 로드리게스는 미국의 침공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며 군부 등 기존 마두로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동시에 미국과의 타협점을 모색하며 경제 회복이라는 실리를 챙기려는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미국에 맞서면서도, 막대한 자원이 소모되는 '국가 건설'을 피하려는 미국과 실용적인 타협을 통해 연착륙을 꾀하는 복잡한 수 싸움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