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산가족 10만 명, 끝내 가족 못 보고 세상 떠나

 가족 상봉의 꿈을 안고 정부에 이름을 올렸던 이산가족 신청자 중, 결국 가족을 다시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이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통일부가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으로 전체 신청자 13만 4,516명 가운데 사망자는 10만 148명에 달했다. 이제 남은 생존자는 3만 4,368명에 불과하다.

 

시간은 생존자들의 편이 아니다. 한 달 평균 약 200명의 이산가족 1세대가 세상을 떠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생존자 수가 2,573명 감소했다. 고령의 신청자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유명을 달리하는 동안, 이산 2·3세대의 신규 신청은 미미해 생존자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만 있다.

 


공식적인 남북 교류의 맥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정부 당국이 주도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18년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7년 가까이 생사확인이나 서신 교환을 포함한 어떠한 공식적 만남도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이산가족들의 애는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경색 국면 속에서 지난해 기록된 교류 실적은 단 1건에 그쳤다. 2016년 한국에 온 50대 북한이탈주민이 작년 4월, 중국에서 민간 중개인을 통해 북한에 있는 아들의 소식을 확인한 것이 전부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2년 반 만에 정부가 집계한 민간 차원의 생사확인 사례였다.

 


현행법상 북한이탈주민 역시 이산가족의 범주에 포함된다. 통일부는 이 법률에 근거하여 해당 사례를 민간 교류 실적으로 공식 집계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파악한 신고 건일 뿐, 신고되지 않은 개인적인 차원의 소식 확인 사례는 더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공식적인 상봉 창구가 굳게 닫힌 상황에서, 탈북민이 위험을 감수하고 비공식 경로를 통해 자녀의 생사를 확인한 것이 유일한 교류 성과로 남았다. 수만 명의 생존자들이 여전히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는 가운데,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다.

 

"여기 봄이요!" 천리포수목원, 꽃망울 터뜨리며 손짓

번째 절기인 입춘을 기점으로 납매와 매화를 비롯한 다채로운 봄꽃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봄의 정취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수목원 곳곳에서는 노란 꽃잎이 마치 양초로 빚은 듯한 납매가 가지마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내며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 독특한 색감과 향기는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반가운 선물과도 같다. 또한, 구불구불한 가지의 형태가 인상적인 매실나무 '토루토우스 드래곤'의 가지 끝에서도 매화 꽃봉오리가 조심스럽게 벌어지기 시작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처럼 이른 시기에 피어나는 매화는 동양화 속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한 해의 풍년을 점지한다고 전해지는 풍년화 역시 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젖히며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인 복수초와 가지가 세 갈래로 뻗어 독특한 형태를 자랑하는 삼지닥나무도 수줍게 꽃봉오리를 선보이며 봄소식을 전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수종으로 손꼽히는 목련 또한 두툼한 꽃망울을 키우며 곧 터져 나올 화려한 개화를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펼쳐질 봄꽃들의 향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천리포수목원은 서해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온난한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이러한 기후적 이점은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로 겨울꽃과 봄꽃이 한 공간에서 아름답게 공존하는 모습이다. 희귀·멸종위기식물전시원에서는 만개한 동백나무가 붉은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벌써부터 봄을 알리는 꽃들이 고개를 내밀어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자 바다와 맞닿아 있는 유일한 수목원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천리포수목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최창호 천리포수목원장은 "입춘을 맞아 꽃망울을 터뜨리는 식물들이 가득한 천리포수목원에서 누구보다 먼저 싱그러운 봄기운을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치유하고 재충전할 것을 권했다. 천리포수목원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봄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