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女노인 절반이 빈곤층, 충격적인 연금 격차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여성 노인의 빈곤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66세 이상 여성의 절반에 가까운 45.3%가 소득 빈곤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남성 노인 빈곤율(34.0%)과 비교해도 1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성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노후 소득 보장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유독 여성에게 빈곤이 집중되는 현상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성별 연금 격차'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성별 연금 격차는 동일 연령대의 남성과 여성이 수령하는 연금액의 차이를 의미하며,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이를 공식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성별 수급률이나 평균 수급액 등 단편적인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 단계에서부터 성별 격차는 이미 시작된다. 30대 초반부터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남성에 비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는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 남아 있더라도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입 이력의 공백은 결국 노령연금 수급 자격을 얻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적은 금액을 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가입 단계의 불평등은 연금을 수령하는 단계에서 더욱 큰 격차로 나타난다. 65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연금 수령액의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 월 100만 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받는 여성은 소수에 불과하며, 월 200만 원 이상 고액 수급자 중 여성의 비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여성은 자신의 기여로 받는 노령연금보다 배우자 사망 시 받는 유족연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가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젠더 중립적'인 산식을 가지고 있지만, 이 제도가 작동하는 노동시장 자체가 성차별적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여성은 낮은 임금과 경력 단절을 겪으며 연금 산정의 핵심 요소인 '가입 기간'과 '생애 평균소득'에서 남성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현행 연금제도는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노후 소득의 격차를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성별 연금 격차는 현재의 노인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2030 여성 역시 불안정한 고용 구조 속에서 연금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출산 및 돌봄 크레딧 확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성별 근로환경 공시제 도입 등 연금 제도 자체의 개선과 함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확립 등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병행되어야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탄성 절로 나오는 비밀 벙커의 화려한 변신

져 있던 방공호가 이제는 전주를 대표하는 화려한 미디어아트 전시 및 체험관으로 탈바꿈하며 개관 1년 만에 전주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하고 볼거리 많은 실내 공간을 찾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벙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빛의 향연에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총 10개의 구역으로 나뉜 전시관은 하나의 유기적인 이야기 흐름에 따라 구성되어 관람객들을 신비로운 우주의 세계로 안내했다. 곳곳에서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든 관람객들이 화려한 배경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부모들은 전시물에 적힌 설명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근조근 들려주며 교육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모습이었다.아이들은 벽면과 바닥을 가득 채운 역동적인 미디어아트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색색의 빛줄기를 따라 뛰어다니거나 허공에 손을 뻗어 환상적인 우주의 이미지를 만져보려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전주를 찾은 40대 박모 씨는 전주 여행 중에 날씨가 너무 추워져 실내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이곳을 오게 되었다며 화려한 영상미 덕분에 눈이 즐겁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즐거워해서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가족과 동행한 10대 김모 양 역시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완산벙커를 찾았는데 분위기가 정말 신비롭고 예뻐서 오랜만에 가족사진도 많이 찍고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완산벙커더스페이스의 전시 구성은 관람객이 어두운 벙커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현실 세계를 떠나 다른 차원의 다중 우주로 빨려 들어간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차갑고 딱딱했던 방공호의 벽면은 이제 최첨단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변모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몰입감을 선사했다.전시의 후반부에 마련된 체험존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우주선을 직접 조종해보는 인터랙티브 체험과 자신이 직접 정성껏 그린 그림을 스캔해 대형 화면에 실시간으로 띄울 수 있는 미디어 캔버스 공간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었다. 아이들은 화면 속에 자신이 그린 우주 생명체나 비행선이 등장하자 신기해하며 환호성을 질렀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들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30대 관람객 이모 씨는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더욱 뜻깊은 것 같다며 전주에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완산벙커더스페이스는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만 원, 청소년 8000원, 4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는 5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특히 전주시민이거나 20명 이상의 단체 관람객의 경우 각 요금에서 2000원씩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과거의 어둡고 폐쇄적이었던 공간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시민들의 휴식처로 재탄생했다는 점은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 추운 겨울 야외 활동이 부담스러운 시기에 따뜻한 실내에서 우주를 여행하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완산벙커더스페이스는 앞으로도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