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 코스피 5000시대 연다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5,000선 고지를 밟았지만, 정작 여당 내에서는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오기형 위원장은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여전히 신흥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진다.오 위원장은 현재 코스피의 PBR이 과거 0.9배 수준에서 1.6배까지 올라온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신흥국 평균인 2.2배나 선진국 평균인 4.01배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었다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단기간에 지수가 2,000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은 그간 추진해 온 1, 2차 상법 개정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화답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열쇠로 ‘3차 상법 개정’이 급부상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증시를 정상화하기 위해 3차 상법 개정의 조속한 처리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특위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이러한 방향성에 공감하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추진 동력은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현행법상 기업이 사들인 자기주식(자사주)은 소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할 수 있는데, 이것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이다. 자사주는 본질적으로 미발행 주식과 같아 주식 총수에서 제외되어야 주당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만, 기업들이 이를 보유하다 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면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오 위원장은 이러한 행태가 주식 시장의 가치 평가에 거품을 만들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무분별한 중복 상장으로 인한 시장 왜곡을 바로잡고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대주주의 사익 편취 통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정부와 여당은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시장에 ‘제도를 바로 세우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수치적인 주가 상승을 넘어, 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고, 이를 통해 한국 증시가 가진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공감대 속에 3차 상법 개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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