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유전자 조작? 상상력의 한계를 넘다

 전통 판소리가 헤비메탈의 강렬한 사운드를 만나고, 녹아내리는 빙하가 무대 위에서 실제 퍼포먼스로 구현된다. 기존의 장르적 문법을 과감히 파괴하고 동시대의 화두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실험적인 신작 공연들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창작 지원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이 올해의 신작 3차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기후 위기, 기술 발전, 사회적 폭력 등 묵직한 주제를 무용, 음악, 연극 등 다채로운 장르로 풀어내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기후 위기를 다룬 무용 'MELTING'이다. 거대한 얼음 조각이 무대 위에서 실제로 녹아내리는 과정을 통해, 되돌릴 수 없는 파괴의 순간을 관객들이 직접 목격하게 만든다. 고전 발레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유전자 조작이라는 SF 설정으로 비튼 'Sleeping Beauty, AWAKEN'은 기술 시대의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소리의 실험 역시 파격적이다.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가 참여한 '적벽'은 판소리 '적벽가'를 헤비메탈 사운드로 재해석하여, 관객을 전쟁터 한복판으로 소환한다. 디스토션 걸린 기타와 노이즈 사운드로 전투의 처절함과 공포를 극대화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각의 판소리를 선보인다.

 


연극 분야에서는 '본다'는 행위의 본질을 파고드는 작품들이 주목받는다. 연극 '멸종위기종'은 특정 대상을 보호하려는 시선이 오히려 다른 존재들을 소외시키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탐구한다. 또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영감을 받은 '세게, 쳐주세요'는 성실한 개인의 무관심이 어떻게 거대한 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총체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처럼 '창작산실'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신작들은 익숙한 서사와 감각을 낯설게 비틀며 관객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동시대 사회가 마주한 문제들을 예술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