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생리대 다음은 밀가루…정부의 물가 잡기 총력전

 정부가 서민 생활과 직결된 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칼을 빼 들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 및 중저가 제품 출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신호가 시장 전반에 걸쳐 가격 인하 도미노를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조치의 신호탄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에 비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며 원인 조사를 주문하자, 공정위는 즉각 유한킴벌리, LG유니참 등 주요 생리대 제조업체를 상대로 가격 담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공정위의 칼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설탕, 밀가루 등 핵심 식자재 품목으로까지 확대되며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발 빠른 움직임에 기업들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생리대 업체들은 기존 프리미엄 라인보다 가격을 크게 낮춘 중저가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며, 대한제분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부응한다며 선제적으로 일부 밀가루 제품의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의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행보가 설 명절과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감 물가를 잡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도 정부가 특정 품목의 가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인하를 압박했을 때, 관련 기업들이 가격을 내렸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기업들에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원자재 가격 급등과 높은 환율, 복잡한 유통 구조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가격을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대형마트나 온라인 채널에서 상시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인하 여력이 거의 없으며, 무리한 가격 조정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다수 기업이 저조한 실적에 시달리고 있어 정부의 요구에 응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빙그레와 LG생활건강 등 주요 소비재 기업들의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업계는 선거 국면이 끝나는 시점까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직접적인 가격 인하 대신 다른 방식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