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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Z세대가 빠진 '마약계란', K-집밥의 조용한 침투

한국의 평범한 밥반찬인 '달걀장'이 '마약계란(Mayak-egg)'이라는 별칭과 함께 미국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K-푸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김치나 불고기처럼 잘 알려진 메뉴가 아닌, 소박한 밑반찬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확산되며 현지 식문화에 스며들고 있다.

 

이 열풍의 가장 큰 동력은 '간편함'이다.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달걀을 삶아 양념장에 재워두기만 하면 완성되는 레시피는 '게으른 한식(Lazy K-Food)'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비용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재미있는 점은 달걀장 인기가 예상치 못한 '간장 논쟁'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많은 현지인들이 레시피대로 따라 했지만 너무 짜다는 실패담을 공유했는데, 원인은 한국식이 아닌 중국식이나 다른 국가의 간장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한국 간장을 써야 한다"는 조언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한국 식재료에 대한 관심과 정보 공유가 활발해졌다.

 

달걀장은 현지 입맛에 맞게 창의적으로 변주되기도 한다. 쌀밥 대신 빵과 함께 먹거나, 아보카도를 곁들여 부드러운 맛을 더하고, 샌드위치 속 재료로 활용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레시피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달걀장이 단순히 밥반찬을 넘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미국의 유력 매체들은 이 현상을 K-푸드가 외식 메뉴를 넘어 일상적인 '집밥'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특별한 날 즐기는 '코리안 바비큐'가 아닌, 냉장고에 상비해두고 언제든 꺼내 먹는 밑반찬으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결국 '마약계란'의 인기는 거창한 홍보 없이도 맛과 간편함, 그리고 가성비라는 강점을 통해 문화의 경계를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한국의 다채로운 밑반찬 문화가 세계인의 일상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뷰티·스파에 열광, K-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파고들어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빅데이터 분석과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험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되는 새로운 흐름이다.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예약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분야는 스파, 뷰티, 로컬 문화 체험 상품이었다. 이들 카테고리의 예약률은 전년 대비 73%나 급증하며, 전통적인 명소나 어트랙션의 인기를 압도했다. 특히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 여행객의 예약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K-관광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증명했다.이러한 여행 수요의 변화는 지리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인천, 청주, 전주, 대구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지방 도시로 확산하는 추세가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이는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접한 외국인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지역 관광 상품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한 호주 출신 크리에이터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직접 비즈를 구매해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검색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날것 그대로의’ 한국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든 결과다.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국내 관광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전통적인 관광 시설부터 공항철도, 고속버스 등 교통 인프라,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업계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여 외국인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산업군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앞으로의 K-관광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여행 설계와 각 지역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국가별, 개인별 취향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그 안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