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큐브

따뜻한 커피는 필수, 2월의 호수 둘레길 산책 4선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쌀쌀한 2월, 겨울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며 걷기 좋은 길들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에 새로 조성된 둘레길들은 저마다의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드러나는 산의 속살과 맑은 공기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풍경은 이 계절만의 선물이다. 잘 정비된 새 길 위에서 겨울의 끝자락을 만끽해보자.

 

하남 검단산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산책형 둘레길은 등산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기존 등산로에서 갈라져 나와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는 2.7km의 숲길은 겨울에도 편안한 산책을 가능하게 한다. 흙의 감촉을 느끼는 맨발 걷기 구간은 따뜻한 계절을 기약하고, 대신 잘 깔린 야자매트와 데크를 밟으며 고요한 겨울 숲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광주 황룡강생태길은 대한민국 1호 도심 국가습지길이다. 가을 코스모스가 유명하지만, 초목이 자리를 비운 겨울의 습지는 철새를 관찰하고 강의 원형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다. 총 12km에 달하는 길은 3개의 테마 구간으로 나뉘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해 질 녘 산동교 친수공원에서 바라보는 겨울 노을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110억 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개통한 나주호 둘레길은 호수와 숲의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품 길이다. 총 8km의 길은 숲이 우거진 1구간과 탁 트인 호수 경관을 자랑하는 2구간으로 나뉜다. 특히 2구간의 하이라이트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 투명 강화유리 구간으로, 차가운 겨울 호수 위를 걷는 듯한 아찔하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올해로 조성 100주년을 맞은 아산 신정호 둘레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5.2km의 평탄한 코스다. 길이 넓고 잘 정비되어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는 음악분수 등은 아쉽지만, 호숫가의 조각공원을 감상하며 고즈넉하게 걷기 좋다. 산책 후 호수 주변 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이는 것도 겨울 산책의 묘미다.

 

이처럼 새로 단장한 길들은 대부분 쾌적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추운 날씨에도 비교적 안전하고 편안한 걷기를 약속한다. 겨울의 막바지,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고 새로운 길 위에서 다가오는 봄을 맞이할 활력을 얻어보는 것도 좋겠다.

 

"여기 봄이요!" 천리포수목원, 꽃망울 터뜨리며 손짓

번째 절기인 입춘을 기점으로 납매와 매화를 비롯한 다채로운 봄꽃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봄의 정취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은 겨우내 움츠렸던 자연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수목원 곳곳에서는 노란 꽃잎이 마치 양초로 빚은 듯한 납매가 가지마다 탐스러운 꽃을 피워내며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 독특한 색감과 향기는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반가운 선물과도 같다. 또한, 구불구불한 가지의 형태가 인상적인 매실나무 '토루토우스 드래곤'의 가지 끝에서도 매화 꽃봉오리가 조심스럽게 벌어지기 시작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처럼 이른 시기에 피어나는 매화는 동양화 속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한 해의 풍년을 점지한다고 전해지는 풍년화 역시 노란 꽃잎을 활짝 열어젖히며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눈을 녹이며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인 복수초와 가지가 세 갈래로 뻗어 독특한 형태를 자랑하는 삼지닥나무도 수줍게 꽃봉오리를 선보이며 봄소식을 전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수종으로 손꼽히는 목련 또한 두툼한 꽃망울을 키우며 곧 터져 나올 화려한 개화를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펼쳐질 봄꽃들의 향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천리포수목원은 서해 바다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온난한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이러한 기후적 이점은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로 겨울꽃과 봄꽃이 한 공간에서 아름답게 공존하는 모습이다. 희귀·멸종위기식물전시원에서는 만개한 동백나무가 붉은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벌써부터 봄을 알리는 꽃들이 고개를 내밀어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자 바다와 맞닿아 있는 유일한 수목원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가진 천리포수목원은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최창호 천리포수목원장은 "입춘을 맞아 꽃망울을 터뜨리는 식물들이 가득한 천리포수목원에서 누구보다 먼저 싱그러운 봄기운을 만끽하시길 바란다"며,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자연 속에서 치유하고 재충전할 것을 권했다. 천리포수목원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봄 여행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