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이슈

죽어도 항복 없다 선언한 하메네이, 트럼프 압박 통할까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현지에 집결시킨 가운데, 양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3차 핵협상이 26일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압도적인 무력 시위를 통해 이란의 항복을 받아내려 하지만, 이란 측은 핵 포기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국정연설에서도 이란으로부터 전향적인 메시지를 뜻하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이는 곧바로 군사적 긴장감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철저히 '거래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그는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전에 강력한 타격을 가해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차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자 그는 참모들에게 이란이 왜 항복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은 경제 제재와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면 결국 이란 지도부가 굴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는 이란의 내부 결속력과 그들이 추구하는 이념적 가치를 과소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순교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메네이에게 항복은 단순한 정책적 후퇴가 아니라 자신의 권력과 종교적 정체성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군사력을 외교적 지렛대로 보지만, 이란은 이를 이슬람 혁명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하메네이의 세계관에서 생존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 승리이며,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하더라도 그는 위기에 처한 통치자가 아닌 위대한 순교자로 남게 된다는 논리다.

 

최근 하메네이가 언급하기 시작한 '카르발라를 통한 대결'은 이러한 결사항전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시아파 이슬람에서 카르발라 전투는 압도적인 적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다 순교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란 지도부에게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천해야 할 도덕적·정치적 규범이다. 따라서 미국의 제한적인 정밀 타격은 이란을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이들의 항전 의지에 불을 지피고 대응 공격의 명분만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서구식 합리주의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념적 저항이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이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능이 입증된 샤헤드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활용해 장기적인 소모전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정교한 기술력보다는 물량 공세를 통해 상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전략에 능숙하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역내 대리 세력을 동원한 다각적인 공격으로 전선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우크라이나를 시험장 삼아 다듬어진 이란의 비대칭 전력은 미군에게도 큰 부담이다.

 

미국이 지도부 제거에 성공하더라도 혼란은 가중될 뿐이다. 이란은 이미 전시 체제에 기반한 후계 구도를 마련해 두었으며, 지도자의 순교는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 인근 공항에는 미군의 공중급유기들이 대기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고, 이란 테헤란 거리에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걸린 채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협상 결렬 시 미국이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설지, 그리고 이란이 예고한 대로 소모전의 늪으로 미국을 끌어들일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관광객은 호구?..교토의 선 넘은 통행세 폭탄

면 이제 지갑을 훨씬 두둑하게 챙겨야 할지도 모른다. 교토시가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버스 요금을 대폭 올리고 숙박세까지 대거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마쓰이 고지 교토시장은 지난 25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매우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교토 중심부를 운행하는 시영 버스 요금을 이용자의 거주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이른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만 더 높은 입장료를 받는 관광지들은 있었지만 대중교통인 버스 요금 자체를 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은 교토시가 일본 최초다.현재 교토시의 버스 기본요금은 성인 기준 230엔이다. 하지만 새로운 방안이 확정되면 교토 시민들은 지금보다 저렴한 200엔에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관광객을 포함한 비시민은 현재보다 훨씬 비싼 350엔에서 최대 400엔까지 요금을 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관광객은 현지 주민보다 약 2배에 달하는 요금을 지불하며 버스를 타야 하는 셈이다. 교토시는 물가 상승과 인건비 그리고 시민 요금 인하분을 고려해 이러한 인상 폭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마쓰이 시장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결단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인상 폭이 비시민들의 양해를 구할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인 범위라고 생각한다며 정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교토시는 현재 국토교통성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며 행정 절차가 차질 없이 마무리될 경우 이르면 2027년 4월부터 이 이중가격제 시스템을 전격 시행할 예정이다.교토의 요금 공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당장 다음 달 1일부터는 교토 내 숙박시설을 이용할 때 내야 하는 숙박세가 최대 10배까지 치솟는다. 기존 1인당 1,000엔 수준이었던 숙박세 상한액이 1만 엔까지 늘어나는 파격적인 개편이다. 시는 숙박세 체계를 5단계로 더욱 세분화하여 숙박료가 비싼 고급 호텔이나 료칸에 묵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설계했다. 하룻밤 숙박비 외에 세금으로만 약 9만 원 넘는 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러한 교토시의 강경 대응은 역대급으로 치솟은 일본 관광 수요 때문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4,268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약 945만 명으로 집계되어 전체 일본 관광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교토와 인접한 오사카를 거쳐 교토로 향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워낙 많다 보니 이번 요금 인상 소식은 국내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교토 주민들은 그동안 쏟아져 들어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겪어왔다. 출퇴근 시간 버스가 관광객들의 캐리어와 인파로 가득 차 정작 주민들이 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유명 관광지 주변의 교통 체증과 쓰레기 문제 등 환경 악화도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교토시는 이번 요금 인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교통 환경 개선과 주민 복지에 투입하여 오버투어리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하지만 관광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대중교통 요금에 차별을 두는 방식이 자칫 관광객에 대한 거부감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교토 시민이 아니라고 돈을 더 받는 건 너무하다", "숙박세 10배 인상은 대놓고 오지 말라는 소리 아니냐"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와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인 것 같다"라는 옹호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전문가들은 교토의 이번 시도가 일본 내 다른 주요 관광 도시들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비단 교토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쿄나 오사카 역시 늘어난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교토의 이중가격제 실험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일본 전역의 관광 물가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교토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객들이라면 앞으로의 공지 사항을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숙박비와 식비를 넘어 이제는 교통비와 세금 부담까지 여행 예산에 꼼꼼히 반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천년 고도의 운치를 즐기기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토의 이 파격적인 실험이 과연 주민의 행복과 관광 산업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전 세계 관광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